[아침을 여는 시]그대에게 가고싶다-안도현

그대에게 가고싶다
안도현
해 뜨는 아침에는
나도 맑은 사람이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밤새 퍼부어대던 눈발이 그치고
오늘은 하늘도 맨 처음인 듯 열리는 날
나도 금방 헹구어낸 햇살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창가에 오랜만에 별이 들거든
긴 밤 어둠 속에서 캄캄하게 띄워 보낸
내 그리움으로 여겨다오
사랑에 빠진 사람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그리움 하나로 무장무장
가슴이 타는 사람 아니냐
진정 내가 그대를 생각하는 만큼
새날이 밝아오고
진정 내가 그대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만큼
이 세상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그리하여 마침내 그대와 내가
하나되어 우리라고 이름 부를 수 있는
그날이 온다면
봄이 올 때까지는 저 들에 쌓인 눈이
우리를 덮어줄 따뜻한 이불이라는 것도
나는 잊지 않으리
사랑이란
또 다른 길을 찾아 두리번거리지 않고
그리고 혼자서는 가지 않는 것
지치고 상처입고 구멍난 삶을 데리고
그대에게 가고 싶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야 할 신천지
우리가 더불어 세워야 할 나라
사시사철 푸른 풀밭으로 불러다오
나도 한 마리 튼튼하고 착한 양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에게 가고 싶다, 안도현]
회자정리(會者定離) 거자필반(去者必返). 만난 사람은 헤어지기 마련이고, 떠난 사람은 돌아오기 마련이다. 인사 이동이 있는 시기라 떠나는 사람도 있고, 새로 오는 사람도 있다. 항상 그렇듯이 이별은 슬프다. 소중한 추억을 켜켜이 쌓으며 이번에도 이별을 맞아야 한다. 새로이 가는 곳에서 더욱 행복하길 빈다. 우리는 또 만날테니 그리움 가득 안고 오늘을 부지런히 살아가면 된다. 사랑에 빠진 사람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그리움 하나로 무장무장 가슴이 타는 사람이라고 했으니...떠나는 이들 그간 고생 많았소. 함께해 주심에 정말 감사하오.
정훈탁/광주국어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