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만 18억 폭탄, 강남말고 강북부터 판다” 증세로 양극화 커진다 [부동산360]

홍승희 2026. 1. 2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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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북 2주택자 양도세 시뮬레이션
저가 아파트 먼저 팔아야 세금 적어
파는 순서 따라 세금 15억원 덜 낼 수
강남은 안팔고 강북은 팔자세 돌아설 수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5월 9일 종료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사진은 26일 서울 광진구의 아파트 모습. 임세준 기자
손님들이 대치동 집은 죽을 때까지 가져갈 거라고 하세요. 이미 너무 오래 전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있었기 때문에 매물 나가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잘 아세요… 오히려 매물을 거두죠

강남구 대치동 공인중개사 대표 A씨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만료를 못박은 가운데, “사는 집 말고는 파시라”는 정부 메시지가 매물 출회로 인한 ‘공급효과’를 불러올 지 주목된다. 하지만 시장에선 문재인 정부에서 경험했던 다주택자 과세 학습효과로, 자산가들에게 ‘파는 순서에 따른 절세’가 각인된 만큼 고가 주택 시장엔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저가 주택 매물 출회를 부추기고 고가 주택을 지키게 해 지역 간 가격 격차를 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노원집 먼저 팔면 양도세 2.6억원, 강남 아파트 먼저 팔면 18억원

28일 헤럴드경제가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에게 의뢰해 다주택자의 세금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강남과 노원에 주택을 한 채씩 가지고 있는 2주택자의 경우 매도 순서에 따라 양도세 차이가 15억원 이상 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양도차익에 따라 결정되는 양도세는 차익이 늘어날수록 더 늘어나는 구조다.

예를 들어 강남구 대치동의 대치아이파크 84㎡(이하 전용면적)를 2015년 12억5000만원에 취득하고, 같은 해 노원구 상계동의 상계주공6단지 59㎡도 2억6000만원에 매수해 10년간 보유한 이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최근 대치아이파크와 상계주공6단지의 실거래가는 각각 39억2000만원과 7억원 수준이다. 현행대로 양도세를 계산(실거래가 기준)하면 각각 아파트를 팔 때 양도세는 9억8000만원, 1억250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양도세 중과가 부활하면 두 주택의 양도세는 각각 18억3000만원, 2억6000만원으로 뛴다.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으로 지정돼있는 가운데 조정대상지역에서는 기본세율에 2주택자는 20%포인트(p), 3주택자 이상 소유자는 30%포인트가 가산되는 등 세금이 크게 뛰기 때문이다. 강남 아파트를 팔 때와 강북 아파트를 팔 때 차이가 7배에 달하는 것이다.

서울 안에서도 아파트 가격 차이 7배…저렴한 아파트부터 판다

십수배에 달할 수 있는 ‘세금 격차’는 같은 서울 안에서도 아파트 가격의 차이가 더욱 극심해진 데 따른 것이다. KB부동산의 1월 월간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를 가격 순으로 5등분 했을 때 1분위(하위 20%·5억84만원)와 5분위(상위 20%·34억6593만원) 아파트의 가격 차이는 역대 최고 수준인 6.9배다.

이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부활한다 해도, 고가 아파트 시장은 더욱 경직되고 중저가 아파트 매물만 출회되는 건 예상된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백종원 와이즈 대표는 “세금은 양도차익 기준이기 때문에 2주택자가 중과세율 적용에도 팔아야 한다면 더 비싼 주택에 대한 비과세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남권에서는 이미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 A씨는 “한 손님은 증여도 아닌 상속을 고려하고 있다”며 “강남에 산다고 모두가 현금부자는 아니기 때문에 대출을 받아서 세금을 내야 하는 경우에는 그냥 사망 후 상속하겠다고 한다”이라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동에서 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하는 B씨도 “급매가 나온다든지 하는 움직임은 없다”며 “오히려 더 조용하고 매물을 잠그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서울 내 아파트 가격차이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 보유세와 양도세가 늘었던 문재인 정부에선 전국에서 ‘증여’가 현재의 두 배 수준인 40만건까지 치솟았다. 고가 주택이 증여로 묶이게 되면, 수요와 공급 원리에 따라 가격은 더 천정부지로 오르게 된다. 세제 규제가 고가 아파트에 대한 진입장벽을 높여 시장을 더 왜곡하는 셈이다.

서울 아파트는 고가 아파트만 더 빠르게, 더 많이 오르고 있다. 지난 1월에서 올해 1월까지 1년간 5분위 아파트는 평균 가격이 27억3666만원에서 34억6593만원으로 26.6% 오른 반면 1분위 아파트는 4억9047만원에서 5억84만원으로 2.1% 오르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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