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학과’의 민낯…비싼 등록금 내고 들어왔더니 혜택은 ‘증발’

성균관대 글로벌경영학과와 글로벌경제학과의 올해 한 학기 등록금은 약 580만원이다. 같은 학교 인문사회계열 평균보다는 200만원가량, 자연·공학계열보다는 70만원가량 비싸다. 최근 성균관대가 등록금을 2.9% 인상하면서 이들 학과 학생들의 부담은 더 커졌다.
성균관대는 2008~2009년 이른바 ‘글로벌 인재 붐’ 속에 이들 학과를 신설했다. 삼성그룹의 후원을 내세워 “글로벌경영학과는 MBA 수준의 교육을, 글로벌경제학과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배출을 목표로 한다”고 홍보했다. 미국 인디애나대와의 복수학위 프로그램, 합격과 동시에 지도교수를 배정하는 제도, 맞춤형 멘토링 시스템 등도 강점으로 내세웠다.
신설 당시 학교 측은 기숙사 장학금과 기숙사 우선 배정, 교환학생 장학금 등을 주요 혜택으로 제시했다. 최초 합격자에게는 4년간 삼성장학금 전액을 지원하겠다고도 안내했다. 그러나 2019학년도 이후 입학생부터 삼성장학금 지원 기간은 다른 학과와 동일하게 2년(4학기)으로 축소됐다. 이어 2024년 외부 기숙사 재계약이 무산되면서, 2025학번부터는 별다른 공지 없이 기숙사 관련 혜택도 사라졌다. 학생들은 “입학 전 약속했던 혜택은 하나둘 사라졌는데, 비싼 등록금만 남았다”고 말한다.
지난해 주요 대학들이 잇따라 등록금을 인상한 데 이어 올해도 일부 사립대가 등록금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각종 혜택을 내세워 다른 학과보다 훨씬 비싼 등록금을 받아온 일부 ‘프리미엄 학과’도 예외가 아니다. 학과의 혜택은 그간 하나둘 축소되거나 사라졌는데 ‘프리미엄급 등록금’은 그대로다.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캠퍼스에서 만난 글로벌경영학과 재학생 이모씨(26)는 “학비가 웬만한 지방 국립대 로스쿨과 맞먹는 수준”이라며 “높은 입시 성적을 찍고 다른 대학까지 포기하며 들어왔지만, 입학 전에는 혜택을 일일이 나열해 기대하게 해놓고 막상 들어오니 등록금만 남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복수학위나 글로벌 프로그램도 일반 경영학과 학생들이 대부분 참여할 수 있고, 교수진도 크게 다르지 않다”며 “비싼 등록금을 내면서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국제관을 사용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점을 느끼기 어렵고, 그마저도 다른 학과들이 함께 쓰고 있어 혜택이라고 보기도 애매하다”고 덧붙였다.
프리미엄 학과에 대한 불만은 성균관대뿐만이 아니다. 2023년 출범한 이화여자대학교 인공지능대학의 연간 등록금은 900만~1000만원이다. 학교는 입학 당시 최초 합격자의 약 50%에게 일정 성적 유지 시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겠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학점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전액 장학금 기준을 4.5점 만점에 3.75점에서 4.0점으로 상향 조정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장학금을 받기 어렵게 만든 것”이라는 반발이 나온다.
김윤서 이화여대 인공지능대학 공동대표(24)는 “혜택은 기준을 까다롭게 만들어 체감하기 어려워졌는데, 등록금은 또 인상됐다”며 “이미 비싼 등록금이 이제는 학기당 500만원을 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27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캠퍼스에서 만난 인공지능대학 학생 윤모씨(25) 역시 “정시 상담 전화를 받을 때만 해도 정부 사업에 선정돼 입결이 높을 것이라며 온갖 홍보를 했다”며 “현실은 교수도 부족하고 강의 선택권도 거의 없으며, 전공 프로그래밍 수업조차 교양 파이썬 수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어 “기숙사비까지 더하면 부담이 너무 커 부모님께 죄송하고, ‘집 근처 국립대에 갈 걸’이라며 후회한 적도 많다”고 했다. 이화여대 역시 올해 등록금을 2.95% 인상하기로 했다.
성균관대 측은 27일 “글로벌학과 등록금이 최상위 수준인 것은 맞지만, 글로벌학과가 가져가는 장학금 비중은 타 학과에 비해 월등히 높다”며 “2026학년도 글로벌학과 신입생을 기준으로 성취장학금도 신설했다”고 밝혔다.
이화여대 측에도 이날 ‘등록금에 비해 인공지능대학이 학생들에게 주는 혜택이 부족하다’는 비판에 관해 해명을 요청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
백민정 기자 mj10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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