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승무원, 이 날씨에 경량패딩+유니폼…“출근해도 탈의실 없어”

이승욱 기자 2026. 1. 28. 05: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7일 오전 9시50분께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1층.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이 탈의실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 것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과정에서 변경된 업무 매뉴얼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2터미널에 업무용 사무실을 빌릴 공간 자체가 많이 부족했다. 기존 본사에 있는 탈의실 사용률이 저조한 점도 고려됐다"며 "출퇴근 시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두꺼운 외투를 별도 보관할 가방을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 합병 뒤 업무 매뉴얼 바뀌어
노조 “공항에 환복할 공간 설치하라”
14일 경량 패딩을 입고 출근한 승무원들이 짐을 정리하고 있다. 권수정 아시아나항공 노조위원장 제공

27일 오전 9시50분께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1층. 5번 게이트 안에 서 있던 한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은 횡단보도 신호등이 파란색으로 바뀌는 것을 보고서야 밖으로 나갔다. 유니폼에 경량 패딩만을 입고 있던 터라 영하 8도까지 기온이 떨어진 추위에서 신호를 기다리기가 여의치 않아 보였다.

이번달부터 유니폼을 입고 출퇴근하는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은 늘어났다. 이와 관련해 권수정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 위원장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 절차를 밟으면서 회사가 승무원들에게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지 않았다”며 “회사는 즉각 승무원들이 환복하고 개인 물품을 보관할 공간을 마련하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이 탈의실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 것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과정에서 변경된 업무 매뉴얼 때문이다. 애초 아시아나항공은 서울 강서구에 있는 본사 사무실로 출근해 비행 전 브리핑을 한 뒤 공항으로 이동했다. 이때는 본사 사무실에 있는 탈의실을 이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대한항공과 통합하며 대한항공이 있는 2터미널로 이전하면서 출근 방식도 공항으로 직접 출근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대한항공 출근 방식을 따른 것인데, 이전 탈의실은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없게 됐다.

14일 경량 패딩을 입고 출근한 승무원들이 짐을 정리하고 있다. 권수정 아시아나항공 노조위원장 제공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과 통합하며 이달부터 체크인 카운터를 2터미널로 옮겼다. 이 과정에서 전체 임차 면적이 2949㎡ 줄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2터미널에 업무용 사무실을 빌릴 공간 자체가 많이 부족했다. 기존 본사에 있는 탈의실 사용률이 저조한 점도 고려됐다”며 “출퇴근 시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두꺼운 외투를 별도 보관할 가방을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근에 있는 2터미널 정부종합행정센터 건물에는 유휴 공간이 있어 공간 부족만을 이번 문제의 원인으로 꼽기는 어렵다. 아시아나항공이 부족한 공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기 임차해 사용하는 제2합동청사엔 4692㎡ 규모의 면적이 공실로 남아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를 내고 추가로 공간을 빌리면 해결되는 문제이기에, ‘예산 절감’ 때문이 아니냐는 반론이 나온다.

권수정 위원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탈의실이 없기에 유니폼을 입고 출근하는 것이 사실상 강제되고 있다”며 “선택권 자체가 부여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니폼을 입으면 출퇴근길이라도 이미지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매 순간 사업자의 관리·감독에 놓이게 된다”며 “승무원에게 꾸밈 노동을 강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패딩을 의자에 보관 중인 모습. 권수정 아시아나항공 노조위원장 제공

현재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항공사 중 승무원 탈의실을 운용하는 항공사를 찾기는 쉽지 않다.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도 탈의 공간을 제공하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항공사 승무원들은 권 위원장의 탈의실 설치 요구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2터미널을 쓰는 에어부산의 승무원 노조 관계자는 “승무원 유니폼은 겨울철에 보온이 충분하지 않아 근무 전후로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며 “탈의 공간이 마련되면 많은 승무원이 유용하게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