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듯 끝나지 않는 '관세 악몽'…"현대차·기아 4조 원 날릴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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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동차가 미국의 '관세 폭탄' 사정권에 다시 들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무역합의 이전 수준인 25%로 되돌리겠다고 해서다.
한 해 미국에 100만 대가량을 수출하는 현대자동차·기아는 지난해 내내 이어진 관세 압박에 수익성이 훼손됐다.
올해 미국 자동차 시장이 가격 인상 및 보험료 상승 등으로 판매 부진에 빠질 가능성이 커 관세 인상까지 현실화할 경우 현대차그룹은 직격탄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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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업계 수조 원 증발 위기
25% 관세 시 "손실 4.3조 원"
대미 수출 90% 한국GM도 타격

한국 자동차가 미국의 '관세 폭탄' 사정권에 다시 들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무역합의 이전 수준인 25%로 되돌리겠다고 해서다. 관세 15%를 공식화한 지 약 두 달 만에 나온 폭탄 발언에 자동차 업계는 지난해 '관세 악몽'을 떠올리며 대혼란에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한국 국회의 입법 절차 지연을 이유로 자동차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히자 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대미 수출 품목 1위인 자동차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무관세 혜택을 누리다 지난해 4월부터 대미 관세 25%를 물었다. 한미 관세 협상 후속 협의에 따라 미국 정부가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15%로 인하한다고 연방정부 관보에 게재한 게 불과 지난해 12월 초의 일이다.
한 해 미국에 100만 대가량을 수출하는 현대자동차·기아는 지난해 내내 이어진 관세 압박에 수익성이 훼손됐다. 25% 고율 관세로 현대차·기아가 2·3분기에 떠안은 관세 비용만 4조6,000억 원에 달한다. 아직 발표 전인 4분기까지 합치면 지난해 총 관세 손실은 5조 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기아는 28일, 현대차는 29일 지난해 연간 실적(4분기 포함)을 내놓는다.
현대차·기아는 한미 정부가 자동차 관세 15% 인하에 합의했을 때도 웃지 못했다. FTA에 따른 무관세 혜택을 잃은 데다 미국에서 경쟁하며 같은 관세율을 적용받게 된 일본, 유럽에 대한 관세 우위(2.5%)도 상실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에서 가격 인상을 자제했고, 이는 실적에 고스란히 손실로 반영됐다.
관세 15%→25% "손실 4조3,000억 원 불어나"

올해 미국 자동차 시장이 가격 인상 및 보험료 상승 등으로 판매 부진에 빠질 가능성이 커 관세 인상까지 현실화할 경우 현대차그룹은 직격탄을 피할 수 없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관세율 15%로 현대차그룹이 물게 될 5조3,000억 원의 관세 비용이 25% 적용 시 8조4,000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하나증권도 자동차 관세가 25%로 돌아가면 현대차·기아의 관세 비용이 약 4조3,000억 원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GM 한국사업장(한국GM)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국GM은 국내 생산 차량의 약 90%를 미국에 수출한다. 관세 영향이 고스란히 수익 저하로 이어져 지난해 한국 시장 '철수설'에 시달렸다.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은 이날 'GMC 브랜드 데이'에서 "상황을 파악하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관세 압박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캐나다 방문 시기에 나온 것도 공교롭다. 일각에서 현대차그룹의 캐나다 투자를 경계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정 회장은 60조 원 규모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도입을 위한 정부 주도 '방산 특사단'에 합류해 장재훈 부회장과 캐나다 일정을 소화 중이다. 미국은 현재 캐나다와 관세 전쟁을 벌이고 있다. 다만 정 회장과 장 부회장이 이번 일을 계기로 방미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은 관세 압박을 단기 악재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이날 현대차 주가는 전장 대비 0.81%, 기아는 1.1% 내려 마감했다. 메리츠증권은 "한미 무역협상은 이미 대통령 간 합의가 끝나 국회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고 가정해도 해결은 시간 문제"라며 "관세는 조기에 15%로 재확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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