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C형 간염, ‘침묵의 암살자’…항바이러스제로 치료가능

차형석 기자 2026. 1. 28.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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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감·미열·구토 등 증상은 소수
대부분 무증상에 감염 몰라 만성화
감염자 혈액·오염된 주사기 등 전염
예방백신 없어…위생관리 철저해야
꾸준한 검사 조기 발견 치료 지름길
치료 끝나도 정기적 추적 검사 필수
▲ 동강병원 소화기내과 김재희 전문의는 "만성 C형간염 진단을 받을 경우 치료를 완료했더라도 정기적인 추적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간염 바이러스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국내에서 주로 문제 되는 바이러스는 A형, B형, C형이다. 이중 C형간염 바이러스가 우리 몸속에 들어와 간세포에 침입하면, 우리 몸은 이를 제거하기 위해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이로써 바이러스에 감염된 간세포들이 파괴되면서 간에 염증이 생기며 간이 손상된다. 그런데 대부분 자연 회복되지 않아 만성 간염으로 진행되는데, 이것이 바로 만성 C형간염이다.

동강병원 소화기내과 김재희 전문의와 함께 만성 C형간염의 증상과 치료 및 예방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별다른 증상 없어…만성화 되는 특징

만성 C형간염은 별다른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 등을 통해 우연히 발견하는 환자가 대부분이다. 자신의 감염 사실을 모르고 지내다가 20~30년 후 만성간염, 간경변증, 간암으로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도 많다. 소수의 환자에서 피로감, 미열, 구역, 구토, 복부 통증과 불편감, 식욕 저하, 근육통, 황달 등이 나타난다.

동강병원 소화기내과 김재희 전문의는 "C형간염 바이러스(HCV)는 국내 급·만성 간염, 간경변증 및 간세포암종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며, C형간염은 전수감시 대상"이라며 "백신이 개발돼 있지 않지만 항바이러스제 도입으로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또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2030년까지 C형간염 퇴치를 목표로 하는 글로벌 전략을 제시했으며, 이에 따라 각국에서는 C형간염 조기 진단 및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2년 기준 전세계적으로 약 5000만명이 C형 간염에 감염된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전 세계 인구의 약 0.7%에 해당한다. C형 간염 진단의 선별 검사로 시행하는 HCV 항체 검사가 2012년도부터 국민건강영양조사 검진 항목에 포함되었으며 2013년부터 2023년까지 항체 양성률 평균은 약 0.7%였다. 2019~2023년 기준 HCV 항체 양성률은 10세 이상에서 0.6%, 19세 이상에서 0.7%였으며, 연령대가 높을수록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지역별로도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는데 제주, 경북, 경남, 부산, 전남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C형간염 바이러스는 감염자의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전파된다. 과거에는 수혈을 통해 주로 감염됐지만, 1991년부터 모든 헌혈 혈액에 대해 C형간염 선별검사를 도입한 이후에는 수혈을 통한 감염이 매우 줄었다. 주된 감염 경로는 오염된 주사기 재사용, 오염된 침, 바늘 등을 사용해 문신을 새기거나 귀 뚫기, 성관계 등이다. 또한 매우 낮은 확률이지만, 감염된 산모로부터 신생아에게 전파되기도 한다.

김재희 전문의는 "1991년 이전까지는 수혈에 의한 감염이 주요 전염 경로였으나, 헌혈에 대한 선별검사가 도입된 이후 수혈에 의한 HCV 전염 위험은 극히 낮아졌다"며 "최근 HCV 유병률이 낮은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경우 주사용 마약 사용이 HCV감염의 주요 전염 경로인데 반해, 개발도상국들의 경우 오염된 주사기, 비위생이고 불법적인 의료시술이 HCV 전염의 주된 요인으로 보고 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주 유지 및 정기적 추적검사 중요

국내 C형간염 항체 유병률이 높은 연령은 40~65세이고, 평균 나이는 57~58세였다. 이를 토대로 검사 연령을 56세로 정하고 건강검진 시 C형간염 선별 검사로 HCV 항체 검사를 시행한 결과 선별 검사를 하지 않는 경우에 비해 간경화 위험률은 50%정도 감소, 간세포암종 발생 위험률은 50%정도 감소, 간 이식 및 간염으로 사망할 위험이 50%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를 토대로 2025년부터 만 56세 국가 건강 검진 대상자에 한해 C형간염 항체검사가 포함됐다. 이후 무증상의 C형 간염 환자의 진단율이 증가했고, 간경화 등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에 조기 치료가 가능해졌다. 이러한 특정 표본 검사를 시작으로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한 전 인구 검진으로 확대된다면 C형 간염의 조기 발견 및 치료, 궁극적인 퇴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C형간염 치료의 목표는 HCV를 박멸해 간경변증의 합병증, 간세포암종 및 이로 인한 사망을 예방하는 것이다.

김 전문의는 "최근 사용하고 있는 C형간염 경구 항바이러스제는 부작용이 적어 약제 자체의 금기가 거의 없어 급성 또는 만성 C형간염 환자는 뚜렷한 금기증이 없으면 누구나 치료의 대상이 된다"며 "보통 2개월에서 3개월만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면 대부분 C형간염은 박멸을 기대할 수 있다. 단 여러 질병으로 인해 복용하는 약의 종류가 많을 경우 항바이러스제 복용 전 의사와 충분히 상담을 통해 약제 조절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전문의는 이어 "C형 간염을 진단 받을 당시 간섬유화가 진행되었거나, 간경변이 진단된 경우에는 항바이러스 치료를 끝냈더라도 간암 발생률의 위험도가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추적검사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또한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 대사성 질환을 치료하고 관리하며 금주를 유지하는 것도 C형 간염 치료 후 간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라고 강조했다. C형간염 예방법으로는 표준 위생 지침을 지키도록 교육하고 관리하는 것이 주된 예방 전략이다.

김재희 전문의는 "C형간염은 A형 및 B형간염과는 달리 예방접종이 없는 질환이므로, 일상생활에서 철저히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C형간염 환자의 혈액이 묻어 있을 수 있는 면도기, 칫솔, 손톱깎이 등을 함께 사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함께 생활하는 사람이 C형간염에 걸렸다면 동거인 모두 C형간염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