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4채뿐… 김해 '갈대집' 온전히 지켜야

박슬옹 기자 2026. 1. 27.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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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입면 민속학적 가치 높아
'용마루' 없어… 보수 공사 시급
시, 올해 안으로 공사 진행 예정
물억새를 엮어 만든 지붕을 올려 놓은 김해시 장방리 '갈대집'.

낙동강 인근에서 자라난 갈대(억새)를 촘촘하게 엮어 흙과 함께 만든 지붕을 얹어 놓은 '갈대집'은 전국에 4채밖에 없는 희귀한 형태의 민가다.

김해시 한림면 장방리에는 물억새를 엮어 만든 '갈대집'(억새집) 3채가 보존돼 있다. 전국에서 갈대집은 김해를 제외하면 창녕에 1채가 있는 것이 전부다.

1920년대 최초로 지어진 갈대집은 당시 생활 풍경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집 위에 동그랗게 얹어져 있는 갈대집의 지붕은 엄밀히 따지면 갈대가 아닌 물억새로 만든 것이다. 갈대집은 새풀집, 초막집, 새집으로도 불리며 지붕은 50㎝ 두께의 억새로 이어져 있는 구조다.

경남 문화재자료 제421호로 지정된 장방리 갈대집은 안채, 아래채, 사랑채 모두 3동으로 구성돼 있다. 아래채와 사랑채는 1920년대 건축됐으며, 현재 법당으로 사용되고 있는 안채는 1945년 지어졌다. 장방리 갈대집은 지역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재료를 건축 자재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건축학과 연구에서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이뿐만 아니라 평면과 구조, 입면 등에서 원형을 잘 보존해 오고 있어 민속학적 측면에서도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갈대집은 인근 사찰인 영강사 주지 스님이 관리하고 있다. 영강사 주지 청호 스님은 6대째 이곳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출가 후 갈대집 위 영강사 사찰을 짓고 생활하고 있다.
갈대집 지붕 위에 '용마루'가 모두 바람에 날아가 휑해진 모습.

갈대집이 다수 지어졌을 당시에는 화포천에 물억새가 흔해 지붕으로 만들기 용이했다고 한다. 1970년대 이전까지 마을을 이룰 만큼 흔한 집 형태였지만, 이 시기 새마을운동 이후로 대부분 사라져 이제는 장방리 갈대집 이외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건물 1동 지붕을 올리는 비용이 2억원에 달해 현대식 민가로 사용되기에 적합하지는 않다.

일반적으로 갈대집은 4~5년에 한 번씩 지붕을 다시 이어줘야 한다. 이때 문화재 보존 관련 전문가들이 직접 작업해야 해 인건비와 유지비가 상당히 많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갈대집은 제때 보수 공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현재 장방리 갈대집은 언뜻 보면 깔끔한 형태로 유지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보수 공사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갈대집을 관리하고 있는 영강사 청호 스님은 "갈대집의 지붕을 지지하는 '용마루'가 3채 모두 바람에 날아간 지 수년째다"라며 "이와 관련해 매년 시에 보수 공사를 요청하고 있지만, 문화재 관련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청호 스님은 "용마루가 없으면 지붕을 지지해 줄 힘이 없어 비가 오거나 강풍이 불 때 내려앉을 수도 있다"며 "완전히 내려앉게 되면 복원하는 데 더 큰 비용이 들 수 있어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해시청 문화유산과 관계자는 "김해시도 갈대집 보수 공사 관련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지난해 경남도에 예산 신청서를 제출해 도 예산을 확보한 상태"라며 "올해 초에 공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다음 달 설계 용역을 발주할 예정이고 현재는 시비를 추가로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사는 시비가 확보되는 대로 진행할 예정이며, 올해 안에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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