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짝퉁' 양산하는 위너 시스템…쿠팡서 방치한 정황

임지수 기자 2026. 1. 27.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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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쿠팡이 짝퉁을 양산하는 시스템을 방치해온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최저가로 파는 판매자에게 소비자 리뷰를 몰아주는 '위너 시스템' 얘기인데요. 이 위너 제도를 악용해 짝퉁을 파는 업체가 활개를 치면서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는데도 쿠팡은 사실상 손 놓고 있던 걸로 파악됐습니다.

임지수 기자입니다.

[기자]

백일 갓 지난 아기를 키우는 엄마는 지난달 쿠팡에서 좋은 리뷰가 많이 달린 유명 독일 브랜드 베이비 크림을 샀습니다.

[4개월 아기 엄마/짝퉁 피해 신고 : 엄마들 사이에서 (아이가) 슬슬 이앓이 시작할 때 침독 보습에 좋다고 해서. 리뷰를 다 봤을 때 이 제품은 무조건 사야겠다.]

그런데 크림을 바른 뒤부터 아이 몸에 발진과 흰 반점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리뷰를 뜯어보니, 받은 제품과 밀봉 실링부터 크림 색까지 모두 다른 짝퉁이었습니다.

판매자는 중국인 대표가 세운 회사인데 쿠팡 '아이템 위너' 정책에 따라, 같은 상품을 최저가로 등록해 대표 판매자로 올라선 뒤 타 업체 리뷰를 한 달간여간 가져다 썼습니다.

[4개월 아기 엄마/짝퉁 피해 신고 : 이런 제품일 거라곤 상상도 못 하죠. 뭔지도 모르는 성분의 크림을 얼굴에 바르고 입에 들어가고.]

취재진이 이 업체 주소지를 찾아가보니 텅 빈 공유오피스로, 여러 회사 앞으로 온 반품 제품만 쌓여 있습니다.

[공유오피스 관계자 : (반품 상품은) 대부분은 안 갖고 가시던가 저희가 자체 폐기하던가 하고 있어요. 거기(업체) 연락처 알려달라 하시는데 연결해드릴 순 없고…]

이곳에 주소지를 올린 쿠팡 입점업체는 최소 다섯곳.

모두 중국인 사업자가 낸 국내 법인들로, 수신정지 번호를 내걸고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거신 전화는 당분간 수신이 정지되어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짝퉁 신고가 쏟아져도 사전 모니터링을 강화하기 보단 소비자에 "문제 있으면 환불 신청하라"는 식으로 대응한 쿠팡이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합니다.

[10개월 아기 아빠/짝퉁 피해 신고 : 판매처에다 연락해가지고 성분 뭐 넣었는지 진상규명 같은 걸 해주면 안 되냐. (판매자가) 잠수 타고 (쿠팡도) 사업자 파악도 안 되고 그렇대요. 사람들 계속 이렇게 당할 텐데.]

3년 전 공정위는 위너 시스템이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신고를 받고 심의했지만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공정위는 같은 제품을 파는 다른 업체의 리뷰를 가져다 쓰는 게 문제인지만 조사했을 뿐, 위조품 판매 가능성은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쿠팡은 오는 30일부터 위조품 문제 점검을 위해 중국 사업자가 유통하는 식품·화장품류 등 상품의 신규 등록을 제한하고 한시적으로 판매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위조품 모니터링 전담팀을 매일 가동해, 발견 즉시 판매 중단 등 적극적인 조치를 하고 있다며 예방 체계 고도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반일훈 이학진 황현우 영상편집 김지우 영상디자인 정수임 김현주 영상자막 조민서 인턴기자 유한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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