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무인기 침투’ 정보사 개입했나…‘尹정부 그림자’에 커지는 배후 의혹

이혜영 기자 2026. 1. 27.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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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경합동조사 TF, 핵심 피의자인 무인기 업체 ‘대북전담 이사’ 소환조사
‘무인기 침투’ 자백한 오아무개씨도 재소환…정보사 관여 여부도 추궁
사건 주요 인물과 정보사-尹 대통령실 연결고리 짙어져…정보사는 의혹 부인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북한이 주장한 개성시 장풍군에 추락된 한국 무인기 ⓒ연합뉴스

북한에 침투한 무인기 사건을 수사 중인 군경합동조사 태스크포스(TF)가 핵심 인물들을 잇달아 소환하며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무인기 침투 핵심 피의자와 국군정보사령부 간 연결고리가 나오고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까지 등장하면서 의구심이 증폭되는 모양새다.   

27일 군경합동조사 TF는 무인기 제작 업체인 에스텔엔지니어링의 대북전담 이사를 맡고 있는 김아무개씨를 이날 오전부터 소환해 조사 중이다. 김씨가 TF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씨는 이번 무인기 사건의 핵심 피의자 중 한 명이다. TF는 김씨를 상대로 에스텔엔지니어링이 설립된 경위와 활동 내역 등을 조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TF는 자신이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고 주장한 대학원생이자 에스텔엔지니어링 이사였던 오아무개씨, 무인기 제작에 관여한 장아무개씨, 김씨를 모두 항공안전법 위반 및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출국금지하고 압수수색과 소환 조사를 통해 확보한 증거물과 진술을 분석 중이다. 

김씨는 지난해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2022년 말 북한의 무인기 침투 도발을 계기로 지인들이 의기투합해 에스텔엔지니어링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국가 과제 수주 및 군납을 목표로 저렴한 비용으로 무인기를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언급했다. 

김씨는 통일 관련 청년단체인 한반도청년미래포럼에서 북한팀장으로도 활동했는데, 포럼 측은 최근 김씨를 제명 조치했다. 포럼 측은 "한반도청년미래포럼은 무인기 관련 사안이 조직의 운영 원칙에 반하고 대외적인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판단해 북한팀장을 제명 조치하기로 결정했다"며 "포럼 측은 어떠한 형태의 관여, 참여, 기획, 실행, 지원 또는 연계 행위도 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한국 무인기 침투 주장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는 '군경합동조사 TF'가 1월21일 민간인 피의자 3명의 주거지 및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가운데 이날 피의자 장아무개씨와 오아무개씨가 다니던 서울의 한 대학교 공대 건물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 연합뉴스

TF는 이날 김씨와 함께 사건의 중심에 있는 오씨도 사흘 만에 재소환해 조사 중이다. 지난 24일에 이어 두 번째다. TF는 오씨를 상대로 국군정보사령부와의 연루 정황을 캐묻는 동시에 김씨를 통해서도 정보사가 무인기 제작 및 북한 침투 행위에 관여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오씨는 무인기 침투 사건이 알려진 후 언론 인터뷰를 자청해 자신이 무인기를 직접 날렸고, 그 목적은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능 오염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무인기 성능 등을 종합할 때 기체에 장착된 장비로 방사능 오염 수치를 측정해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씨가 정보사의 공작 협조자였다는 점과 피의자들이 대통령실에서 근무한 이력이 확인되면서 의문은 더 커지고 있다. 

최근 정보사는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오씨를 공작 협조자로 포섭한 사실을 인정하고, 공작 담당 부서가 '가장 신문사' 운용을 위해 공작 지원금 1300만원을 지급했다고 보고했다. 실제로 오씨는 지난해 4월 정보사로부터 받은 지원금을 활용해 인터넷 매체인 '엔케이모니터'와 '글로벌인사이트'를 설립했다. 

오씨가 설립한 두 매체는 공작 기반을 만들기 위해 정보사 소속 '기반조성단'의 초대 단장을 지낸 오아무개 대령이 오씨와 접촉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오 대령은 2023년 6월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북파공작 부대(HID)를 방문했을때 부대장을 맡고 있던 인물이다. 

오 대령이 HID 속초부대장을 맡고 있던 때 특수대대장이었던 또 다른 오아무개 중령은 2022년 8월 국가정보원으로 파견됐다가 6개월 후 국가안보실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오 대령과 오 중령, 오씨가 서로 연결점을 갖고 군 당국 및 대통령실과 이어지는 통로가 형성돼 있던 셈이다. 

다만 정보사 측은 오씨를 공작 협조자로 활용한 것은 맞지만 이번 무인기 침투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무인기 사건 핵심 인물들은 군과의 특수 관계 뿐 아니라 윤석열 정부와도 연관성이 있다. 대학 선후배 사이인 오씨와 장씨는 2022년 당시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대변인실에서 언론 모니터링 등을 담당하는 계약직으로 근무했다. 오씨의 경우 2015년부터 보수성향 단체인 한국대학생포럼에서도 활동했고, 2018년에는 포럼 회장을 지냈다. 

서울 소재 사립대에 주소지를 둔 에스텔엔지니어링이 설립된 시기도 공교롭다. 해당 업체는 2023년 9월22일 설립됐는데, 이 시기는 윤석열 정부에서 드론작전사령부가 창설된 지 3주 뒤다. 드론사는 2022년 북한의 무인기 도발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응 방안을 지시하면서 창설된 조직이다. 

장씨의 경우 지난해 11월13일 발생한 경기도 여주 이포보 일대 추락 무인기 사건 당시에도 피의자로 입건돼 수사선상에 올랐지만 별다른 조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TF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여주에 추락한 채 발견된 무인기는 장씨가 제작한 것으로, 이번 북한 침투 무인기와 동일 기종으로 추정된다. 추락 사건을 조사한 국군방첩사령부와 경찰 등 합동조사팀은 기체가 북한의 무인기와 색상·무늬 등이 유사한데도 비행통제장치 등 비행 경로를 추적할 수 있는 단서가 없다는 이유로 장씨에게 대공 용의점이 없다고 결론냈다.

그러나 최근 TF가 기체 사진을 재조사한 결과 무인기 안에는 비행통제장치와 배터리가 모두 설치된 상태였다. 또 당시 조사팀이 비행용 배터리를 확보해 사진까지 남긴 것으로 드러나면서 장씨에 대한 부실 수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부승찬 민주당 의원은 이날 뉴스토마토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여주 무인기 추락 사건 당시 대공 혐의점이 있는 장씨를 '혐의 없음' 처분한 것은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셈"이라며 "군경 합동조사팀이 전화 한 통으로 '취미로 날린 것'이라는 장씨 주장을 받아들여 사건을 일단락했다. 무인기에 내장된 비행 임무기록과 관련된 통제 장치를 확인하는 작업을 전혀 안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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