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4위 경제 대국의 협력"…EU·인도, '19년만' FTA 체결

EU(유럽연합)와 인도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2007년 첫 협상을 시작한 지 19년여 만이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EU와 인도는 이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정상회담 이후 FTA 체결을 공식 발표했다. 인도와 EU는 지난 2007년 FTA 협정 협상을 시작했다. 그러나 협상은 관세 인하와 특허권 보호 문제 등에 대한 이견으로 2013년 중단됐다. 양측은 협상 중단 9년 만인 지난 2022년 협상을 재개한 끝에 합의에 도달했다.
EU와 인도의 FTA 체결은 전 세계를 겨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로 세계 통상 질서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세계 2위와 4위 경제권 간 협정이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말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 등을 이유로 미국에 유입되는 인도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했다. 최근에는 영국, 프랑스 등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을 반대하고 병력을 파견한 유럽 8개국에 최대 25% 관세 부과를 위협했다가 이를 철회해 시장 혼란을 촉발했다.
모디 총리는 이날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참석한 에너지 관련 행사 연설에서 "이번 협정은 전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25%, 세계 교역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규모다. 전 세계 사람들은 이를 '모든 협정의 어머니'(the mother of all trade deals)로 부른다"며 EU와의 FTA 합의 소식을 먼저 알렸다. 이후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정상회담에서 "이번 협정은 인도와 유럽 시장에 '막대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세계 주요 경제국 간 파트너십의 완벽한 사례"라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모디 총리에게 "우리가 해냈다"며 "(EU-인도의 FTA 체결은) 세계 2위와 4위 경제 대국인 두 거인의 이야기"라며 FTA 체결을 반겼다. EU 집행위원회는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EU와 인도는 오늘 역사적인 FTA를 체결했다. 이는 양측이 체결한 FTA 중 최대 규모의 협정"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인도-EU FTA 협정의 공식 서명은 5~6개월간의 법률 검토 이후 이뤄질 예정"이라며 "앞으로 1년 안에 협정이 시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인도의 관세는 현재 110%에서 연간 25만대를 한도로, 단계적으로 10%까지 낮아진다. 유럽산 기계(최대 44%), 화학제품(22%), 의약품(11%) 관세는 대부분 철폐된다. 또 최대 22%에 달하던 철강과 철 제품 관세도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EU가 "사실상 무역을 가로막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던 유럽산 식품에 대한 36% 이상 관세도 인하되거나 폐지될 예정이다. 유럽산 와인 관세는 150%에서 75%로 낮아지고 최종적으로는 최저 20% 수준까지 떨어질 예정이다. 유럽산 올리브유 관세 45%는 5년에 걸쳐 0%로 낮아지고, 빵과 과자류 등에 부과된 최대 50%의 가공 농산물 관세도 사라진다.
인도는 최대 교역국인 EU와 FTA 체결로 미국의 고관세로 타격을 입은 의류·신발 등 노동집약적 상품 수출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인도 무역부는 "이번 합의로 EU는 7년에 걸쳐 교역 품목의 99.5%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고, 인도산 수산물·가죽·화학·고무·비금속·보석 및 귀금속 등에 대한 관세는 0%로 낮출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3월 기준 인도 2025회계연도(2025년 3월 말 기준) EU와 인도의 교역 규모는 1365억달러(약 197조6930억원)에 달했다. EU는 인도 전체 수출의 17% 이상을 차지하고, 인도는 EU의 9위 교역 상대국이다. MK글로벌 파이낸셜서비스의 마다비 아로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EU와 FTA 체결로 인도의 제약, 섬유, 화학 산업이 주요 수혜 분야가 될 것"이라며 2031년까지 인도의 대EU수출은 약 500억달러로 확대할 것으로 추산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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