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경기도 다문화 정책, 지속가능성을 묻다

경기일보 2026. 1. 27.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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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국내 체류 외국인 수는 265만명을 넘어섰고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다문화가정의 자녀가 경기도에서 성장해 기업과 지역사회, 공공 영역에서 활약하는 인재로 자리 잡을 때 비다문화가정 역시 다문화 정책을 '남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우리 지역을 위한 정책'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경기도형 지역 맞춤 다문화 정책은 갈등 관리 차원을 넘어 글로벌 인재를 키우는 전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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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석 한국다문화정책연구소 대표

2024년 국내 체류 외국인 수는 265만명을 넘어섰고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다문화는 더 이상 일부 지역의 특수한 현상이 아니라 경기도 전역이 함께 마주한 현실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다문화를 받아들이느냐가 아니라 어떤 방향으로 설계하느냐다.

현장에서 종종 듣는 목소리는 “우리도 힘든데 왜 다문화가정을 지원하느냐”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이해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다문화 정책이 다문화가정을 ‘특별한 지원 대상’으로만 여겼기 때문이다. 김치 담그기, 송편 빚기, 일회성 생계 지원 위주의 정책은 다문화가정의 자립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 비(非)다문화가정에는 상대적 박탈감을 남겼다.

이제 발상을 바꿔야 한다. 다문화 정책은 특정 집단을 돕는 복지가 아니라 경기도와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에 대한 투자여야 한다. 특히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은 이중언어와 다문화적 감수성을 자연스럽게 갖춘 세대다. 이들이 경기도에 뿌리내리고 글로벌 인재로 성장해 우리 사회에 기여한다면 이는 곧 대한민국의 세계화와 국가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

이를 위해서는 정책 대상도 확장돼야 한다. 지금까지의 정책은 ‘다문화가정에 한국문화를 가르치는 것’에 집중해 왔다. 물론 한국 사회에 대한 이해는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제는 비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세계문화를 알리고 세계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는 정책도 함께 필요하다. 지역 축제, 학교 프로그램, 문화 행사 등을 통해 비다문화가정 아이들 역시 자연스럽게 세계시민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상호 이해이자 갈등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경기도는 지역별 특성이 뚜렷하다. 판교·분당 같은 첨단산업 지역에는 글로벌 기업과 연계한 국제 교육, 외국인 자녀를 위한 이중언어 교육 인프라가 필요하다. 안산·시흥·화성·평택 등 산업단지 지역에는 한국어 교육, 학습 격차 해소, 직업교육과 연계한 정착 지원이 시급하다. 농어촌지역은 돌봄과 교육 접근성 문제가 함께 고려돼야 한다. 같은 다문화라도 지역에 따라 해법은 달라야 한다.

다문화 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속적인 지원’이 아니라 자립과 정착, 그리고 기여다. 다문화가정의 자녀가 경기도에서 성장해 기업과 지역사회, 공공 영역에서 활약하는 인재로 자리 잡을 때 비다문화가정 역시 다문화 정책을 ‘남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우리 지역을 위한 정책’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다. 경기도형 지역 맞춤 다문화 정책은 갈등 관리 차원을 넘어 글로벌 인재를 키우는 전략이 될 수 있다. 다문화는 비용이 아니라 투자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대한민국의 세계화를 이끄는 주역으로 성장할 때 우리는 비로소 다문화 정책의 성과를 체감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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