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행정 변화보다 주민 삶의 질 향상 더 중요"
재정·권한·정체성 불안 현장서 분출
청사 3곳 분산 방안에 실질 권한 의문
교육·청년·AI 재원 사용처 집중 질의
통합 필요성 공감 속 ‘체감 변화’ 숙제로

"특별시로 바뀌면 우리 삶은 뭐가 달라집니까?"
27일 오후 광주광역시 북구문화센터에서 열린 광주·전남 행정통합 공청회를 관통한 한 주민의 질문이다. 40여년 만에 이뤄지는 행정 체제 변화보다 중요한 것은 '일상'이라는 것이다.
이날 공청회는 재정과 권한, 청사 위치, 생활권의 변화 등을 걱정하는 주민들의 불안과 기대로 채워졌다.
주민들이 가장 먼저 제기한 문제는 예산 축소 우려였다. 통합 이후 북구 예산이 축소되지는 않는지, 광주시장이 현재 갖고 있는 행정 권한이 특별시 체제에서도 유지되는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이는 빙성수 북구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위원장이었다. 그는 자치구 재정 구조의 취약성을 지적하며 "광주 자치구는 기초자치단체임에도 전남 시·군처럼 보통교부세를 직접 받지 못한다"며 "책임은 늘어나는데 재정은 늘지 않는 구조가 통합 이후에도 반복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어 "특별법에 자치구 몫의 교부세를 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통합 청사 운영 방안 역시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광주청사와 무안청사, 동부청사를 함께 활용하겠다는 방침에 대해 한 시민은 "청사는 3곳으로 나눈다는데, 실제 권한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며 통합 이후 행정의 중심이 어디로 이동하는지에 대한 불안을 드러냈다.
교육과 청년 문제는 공청회 후반부의 핵심 쟁점이었다. 조성준 전남대 교수는 "청년이 지역에 남지 않으면 통합도 성장도 의미가 없다"며 "특별법에 고등교육과 미래산업 인재 양성을 위한 실질적 권한이 담기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 대학과 산업, 정주가 연결되지 않으면 통합은 껍데기에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업과 미래 먹거리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박병덕 트로닉스 대표는 "재원이 지식정보산업·AI·로봇 등 미래 산업에 집중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공청회 후반으로 갈수록 시민들의 요구는 분명해졌다. 통합 논의가 행정 중심에서 주민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요구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한 참석자는 "통합의 당위성보다 시민의 일상에서 무엇이 달라지는지부터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또 다른 주민은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주민 동의와 공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관계자들은 행정통합이 재정 확충과 행정 효율성 제고, 국가 정책 대응력 강화를 위한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향후 주민 의견을 반영해 세부 계획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북구민 공청회는 광주·전남 행정통합이 단순한 행정구역 개편을 넘어, 주민 삶의 구조와 도시 정체성을 다시 묻는 과정임을 분명히 보여줬다. 통합의 필요성을 넘어, 변화가 시민의 삶으로 어떻게 이어질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자리였다.
/박건우 기자 pgw@namdo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