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습에 통상투톱 美 급파 … 국회, 대미투자법 처리 속도
트럼프 발표 뒤 靑 긴급회의
산업장관·통상본부장 訪美
與 "특별법 내달말 통과 목표"
野 "정부여당이 손놓고 있어"
美, 국내 디지털 규제도 공세
◆ 되살아난 '트럼프發 관세'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격적인 상호관세율 복원 발표에 따라 정부와 국회가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통상 라인을 미국 현지에 급파하는 한편 관세 인상 압박의 원인으로 지목된 '대미투자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를 국회에 요청했다. 국회는 이르면 다음달 법안 통과를 목표로 입법 속도전에 돌입했다.
27일 청와대는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하고 관세협상 후속 조치를 점검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과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재정경제부·외교부·산업통상부 등 관계 부처 차관들이 참석한 이번 회의에서는 대미투자특별법의 진행 상황을 집중 논의했다. 청와대는 우선 통상 라인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정책실·안보실 등에 미국 출장 계획이 잡혀 있지는 않다"며 실무 통상 부처에 힘을 싣겠다는 뜻을 밝혔다. 청와대는 국회 논의 지연 상황에도 불구하고 '관세 합의를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미국 행정부에 전달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통상 당국은 미국 측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고위급 인사를 파견한다. 산업통상부는 김정관 장관이 캐나다 일정을 마치는 대로 미국을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방미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면담한다. 통상 당국 관계자는 "(관세 인상이) 미국의 행정조치가 나온 게 아니어서 상호관세가 언제부터 다시 부과되는지 등을 포함한 세부 사항은 미국과 접촉해 파악해봐야 한다"며 "지금은 우선 미국을 만나 진위를 파악하고, 다시 관세가 부과되는 것을 막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정경제부 역시 "현재 미국 측의 의중을 파악하고 있다"며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이날 국회 재정경제위원장을 만나 특별법 처리를 위한 협조를 구했다.

국회도 입법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재경위는 다음달 첫째 주와 셋째 주에 전체회의를 열어 법안을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구 부총리와의 만남 이후 기자들에게 "2월 말 또는 3월 초에 법안이 통과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해당 법안은 지난해 11월 14일 양국 정부가 체결한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의 후속 조치다. 이에 대해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여당으로부터 대미투자특별법 발의 이후 법 통과를 위해 협의하자는 어떤 연락도 없었다"며 "그동안 어떻게 손을 놓고 있었던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여당 간사인 정태호 의원은 "12월과 1월은 일종의 법안 숙려 기간"이라며 "정상적으로 2월에 심의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고 반박했다.
여야는 한미 협상 결과에 대한 국회 비준 여부를 놓고도 입씨름을 이어 갔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초 합의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선 분명히 국회 비준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반면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한미 간 MOU는 비준 대상이 아니다"며 "법안을 속도감 있게 처리하는 데 초당적 협력을 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국은 국회의 온라인플랫폼법 제정 등 디지털 규제가 양국 공동 설명자료에 근거한 합의에 어긋난다는 점도 문제 삼고 있다. 산업통상부 등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제임스 헬러 주한 미국대사 대리는 2주 전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공동 팩트시트(JFS)의 무역 분야 합의 후속 조치를 이행하라"는 내용의 서한을 발송했다.
청와대 대변인실은 "미국 측이 과기부 장관 등에게 보낸 서한은 디지털 이슈 관련 미국 기업을 차별하지 말라는 것이 주된 내용"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 사유로 삼은 '한국 국회가 한미 간 무역합의 이행에 필요한 법적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언급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류영욱 기자 / 성승훈 기자 / 문지웅 기자 /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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