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도, 기관도, 정책도 ‘코스닥’에 홀렸다…이틀간 코스닥 ETF 2조원 산 동학개미

반도체와 코스피에만 쏠렸던 기관과 개미들의 관심이 ‘코스닥’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3000닥’ 기대에 개미 투자자가 코스닥 상장지수펀드(ETF)를 약 2조원 ‘역대급 순매수’에 나서며 코스닥 ‘열차’에 탑승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도 외국인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사자’에 나서면서 이날 종가로도 5000포인트를 넘었다.
이날 코스닥은 전장보다 18.18포인트(1.71%) 오른 1082.59에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 연속 상승마감했다. 코스닥이 이틀간 8.92%나 오르면서 코스피와의 격차도 줄어들었다. 코스피와 코스닥 간 올해 누적수익률 격차는 지난 22일까지만 해도 두 자릿수에 달했지만 이날 기준으론 3.68%포인트까지 줄었다.
‘3000닥’ 기대감이 커지자 기관을 비롯해 개미들이 코스닥시장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지난 26일과 이날까지 이틀간 코스닥에서 기관은 4조2738억원이나 순매수했다. 이틀간 기관의 순매수 금액은 역대 최대치이다. 개인은 코스닥 개별종목에선 4조3748억원 ‘대거 순매도’에 나섰지만, 대신 코스닥 지수를 따라가는 ETF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 기관의 순매수액에는 개인들이 산 ETF 금액이 포함된다.

개인 투자자가 산 코스닥 ETF 규모는 역대 최대치이다. 26~27일 이틀간 삼성자산운용(KODEX)과 미래에셋자산운용(TIGER)의 코스닥150 ETF를 이틀간 1조2982억원이나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큰 KODEX ETF의 26일 순매수 금액도 5952억원으로 이 역시 단일상품 기준으로 최대 기록이다.
특히 지수 상승시 2배 수익률을 주는 두 회사의 코스닥 레버리지 ETF 상품도 이틀간 5847억원 순매수세가 몰렸다. 레버리지 상품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이를 사려면 금융투자교육원에서 필수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전날 코스닥 레버리지를 투자하려는 개미투자자의 수요가 몰리면서 금융투자교육원 홈페이지가 마비되기도 했다.
시장에선 이재명 정부의 모험자본 공급정책과 더불어 ‘5000피’를 달성하며 다음 목표인 ‘3000닥’을 향한 기대가 커진 점을 상승 요인으로 꼽는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정책이 ‘돈의 방향’을 제시할 때 코스닥은 기대를 가장 빠르게 선반영하는 시장”이라며 “150조원 규모로 첨단전략산업을 지원하는 국민성장펀드 출범 등으로 정책 기대가 이전과 다르게 신뢰있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과열부담이 크고 코스닥 개별 종목에서 기초체력(펀더멘털) 개선은 이뤄지지 않은 점이 한계라는 지적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24배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주가 부담이 높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현 시점에선 (코스닥 활성화) 후속 정책의 구체성 및 현실성을 확인한 후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대안”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닥활성화 대책이 실패했던 2017년 꼴이 날까봐 걱정”이라며 “역대 정부는 코스닥을 육성하고 싶어했는데 코스닥의 펀더멘털은 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개인·기관이 코스닥으로 향했다면 외국인은 코스피로 향하며 코스피가 종가 기준 ‘5000피’를 넘겼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135.26포인트(2.73%) 오른 5084.85에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전자가 4.87% 오른 15만9500원, SK하이닉스는 8.7% 급등한 80만원에 장을 마치며 동반 역대 최고 종가를 경신했다. 외국인은 이날 두 종목을 합쳐 1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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