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도 지선도 모두 그의 뜻대로?…‘명청 갈등’ 키맨 된 ‘김어준’

정윤성 기자 2026. 1. 2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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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당부터 김민석 여론조사까지…與 갈등 때마다 등장해 정청래 옹호
정청래도 딴지일보 게시판에 합당 해명…커지는 영향력에 與서도 우려

(시사저널=정윤성 기자)

방송인 김어준씨ⓒ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전격적인 합당 제안과 맞물려 여권에서 한 비(非)정치인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진보 성향 유튜버 김어준씨다. 이른바 '명청 갈등' 국면 속에서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합당 카드를 옹호하는 김씨의 발언이 강성 지지층 여론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김민석 국무총리와의 여론조사 공방, 검찰개혁 등 민주당이 당면한 굵직한 현안까지 겹치며 여권에서 김씨의 목소리는 더 커지는 모양새다. 갑작스런 합당으로 격동하는 여권 권력 지형 속에서 이른바 '김어준 변수'가 여론의 핵심이 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합당 제안이 공식화한 다음날인 23일 김씨는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정 대표의 행보를 공개적으로 옹호했다. 김씨는 "민주당·혁신당의 통합은 '언제 하느냐'의 문제였다"며 "욕 먹을 수도 있고 쉬운 일이 아니지만 정 대표가 민주당 대표로서 했어야만 하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정 대표가 당내 충분한 논의 없이 전격 합당 발표를 한 데 대해서도 "아래로부터 중지를 모으려 하면 이해당사자들의 물러설 수 없는 전장이 되기 십상이다. 그러면 진도가 안 나간다"고 주장했다. 합당이 정 대표 연임의 포석이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서도 "여기에 정 대표의 사익은 없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처럼 자기가 대선 후보가 되려고 이미 있는 주자를 밖으로 쫓아내려는 결정이 아니라 정반대의 결정을 하는 것 아니냐"고 옹호했다.

합당 제안 이후 비당권파 최고위원을 포함한 30여 명의 의원들이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며 공개 비판에 나서는 등 내부 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김씨의 논리는 정 대표의 결정을 옹호하는 방향으로 힘을 싣고 있는 셈이다. 이는 합당 제안에 절차적 하자가 있으며 당권 연임을 염두에 둔 포석 아니냐는 친명계의 문제 제기와는 결이 다른 시각이다.

이에 여권에선 이번 합당에 대한 여론에서도 김씨가 '키맨'이 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이후의 권력 지형 변화가 '명청 갈등' 구도와 맞물린다는 점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싣는다. 과거부터 정 대표와 가까운 관계를 이어온 김씨는 지난해 8월 2일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가 당 대표로 선출되기까지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바 있다. 이후 검찰·사법·언론 개혁 등을 둘러싸고 대통령실과 민주당 간 엇박자와 갈등 논란이 불거질 때도 김씨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반복적으로 정 대표의 입장을 대변해 왔다.

이 때문에 정 대표 역시 김씨가 민주당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 갖고 있는 여론 영향력을 염두에 두고, 이번 합당의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당 안팎의 반발을 감수하면서까지 일방적인 합당 제안을 밀어붙이기 위해서는 팬덤의 결집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 정 대표는 합당 제안 이후 당 안팎의 반발이 거세지자 딴지일보 게시판에 '정청래입니다. 이제 같이 갑시다'라는 제목의 글을 직접 올리며 진화에 나선 바 있다. 강성 지지층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김씨가 어떤 메시지를 내느냐에 따라, 합당을 둘러싼 당심의 향배 역시 크게 출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11월5일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김민석 국무총리(왼쪽)와 방송인 김어준씨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캡처

'김민석 빼달라' 총리실 요청도 거부

최근 김씨의 존재감이 감지되는 지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김민석 국무총리를 둘러싼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를 두고 총리실과 신경전을 벌인 장면에서도 그의 영향력이 재차 부각됐다. 앞서 김씨는 자신의 유튜브에서 여론조사꽃이 지난 19~21일 서울시민 5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를 공개했는데, 여기서 김 총리는 7.3%를 기록해 3위에 올랐다. 총리실은 김 총리를 조사에 포함시키지 말아달라고 김씨 측에 수 차례 요청했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지만, 김씨는 "빼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자유고, 넣는 것도 이쪽이 결정할 일"이라며 거부했다.

이는 김씨가 정 대표의 합당 제안을 옹호한 행보와 맞물리면서 '김민석 견제설'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차기 당 대표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김 총리를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부각시켜 정치적 동선을 흔들고, 그 사이 정 대표의 연임과 입지 강화를 돕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김씨는 이에 대해서도 "정청래 연임시키려고 김민석 당 대표 출마를 막으려고 그런 얘기도 있더라"라며 "여론조사에 김 총리 이름을 넣으면 당 대표 출마가 막아지나. 너무 유치해서 무시할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 취임 이후 김씨가 보여 온 일련의 행보가 합당 국면, 김민석 견제설로까지 이어지는 흐름 자체가 여권 권력 지형 변화 속에서 그의 존재감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이라는 우려 섞인 시선은 여전하다.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여론조사는 선거든 당의 방향성이든 영향을 미친다"며 "여론조사에 어떤 정치적인 의도가 있고 의지를 가지고 뭔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민주 정치 내에서 꽤 위험하게 작동할 수 있지 않을까 걱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또 "김민석 총리 본인이 수차례 (이름을) 빼 달라고 요청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김어준 씨가) '우리는 넣겠습니다'라고 하는 건 선거 과정에서 그게 후보에 대한 지지율을 확인해 보기 위한 게 아니라는 걸 밝힌 것"이라며 "'우리가 어떤 다른 의도를 가지고 있다. 이 여론조사를 그냥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의지 표명을 여론조사의 방식을 통해서 하는 게 굉장히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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