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은 다르다” 업주들의 호소… ‘대형 베이커리 카페 상속세 꼼수’ 어디까지 사실일까

수도권 대형 베이커리 카페를 대상으로 예고한 ‘가업상속공제 악용 실태조사’로 애꿎은 대형 베이커리 점주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일부 탈세 시나리오가 입에 오르내리면서 많은 비용을 들여 투자한 사업장에 악영향이 미칠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이다.
27일 김포에서 대형 베이커리 카페를 운영 중인 A(50대)씨는 경인일보와의 통화에서 “요즘 분위기를 보면 모든 대형 카페가 상속·증여용 편법 수단인 것처럼 묶여 비판받는 듯하다”며 “대부분 운영자들은 대출을 끼고 자기 돈을 들여 정상적으로 사업을 한다. 장사를 하겠다고 뛰어든 사람들은 경기 침체나 여론 악화가 겹치면 먼저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A씨는 ‘베이커리형 카페를 차리면 상속세를 거의 내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 “10년 이상 사업을 유지해야 공제 요건이 충족되는데, 이 업종 자체가 10년을 버티기 어렵다. 유행 산업이고 경기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말했다.
투자 부담 역시 만만치 않다는 설명이다. A씨는 “대형 베이커리 카페는 매장 990㎡(300평) 이상, 주차장 9천900㎡(3천평) 규모를 요구받는다”며 “대지를 조성하는 데만 평당 수백만원이 들고 건물과 인테리어까지 포함하면 총 투자 규모가 100억원을 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A씨는 150억원가량을 투자해 매장을 운영 중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여가·소비 공간으로 긍정 평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원에 거주하는 김모(30대)씨는 “시내 카페와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데 넓은 공간과 풍경을 함께 즐길 수 있어 종종 드라이브 겸 화성, 양평 등 외곽 대형 카페를 찾는다”고 이야기했다. 온라인에도 ‘대형 카페 하나 있으면 외부 사람들이 동네 찾는 역할도 하고 지역 주민에게 나쁠 일이 아니라고 본다’는 의견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그렇다면 왜 이런 흐름이 생겨났을까. ‘상속세 꼼수’ 논란은 지난 2024년 한 유명 경제 블로그에서 ‘베이커리 형태 카페 창업-장기 운영-상속세 부담 최소화’ 구조를 소개한 글이 SNS로 확산되면서 불 붙었다. 실제 이 같은 형태의 카페 수는 지난 10년 사이 5배가량 증가, 지난 2024년에는 137곳을 기록했다. 다만 적용 요건과 사후관리 조건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외곽에 대형 부지를 보유한 경우 베이커리 카페를 차리면 상속세를 내지 않는다’는 식의 해석이 퍼진 것이다.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 특례는 부모가 10년 이상 경영한 가업을 자녀에게 증여할 경우 최대 600억원 한도 내에서 10억원을 공제하고, 초과분에는 10% 저율 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일반 카페업은 대상이 아니지만 제과점업은 포함돼 있어 빵을 직접 제조해 판매하는 베이커리 형태 카페는 이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다는 점이 논란이 됐다.
하지만 실제 가업상속공제 적용 요건은 엄격해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모가 최소 10년 이상 해당 사업을 직접 운영해야 하며 상속 이후에도 5년 동안 업종 유지와 고용 인원 유지 조건 등을 충족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공제받은 세액 전액이 추징되고 가산세까지 부과된다.
전문가들도 경영 여건을 고려할 때 대형 베이커리 카페를 상속세 회피 수단이나 ‘절세용 투자 모델’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평가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형 베이커리 카페는 초기 투자와 고정비 부담이 매우 큰 사업 모델”이라며 “절세만을 목적으로 접근할 경우 경영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이어 “외곽형 매장은 트렌드 변화와 매출 변동성에 민감하다. 10년 이상 안정적인 운영을 전제로 한다면 철저한 사업 전략과 지속적인 콘텐츠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세청은 지난 25일 경기·서울 지역 일부 대형 베이커리 카페를 대상으로 가업상속공제 적용 요건 충족 여부를 점검하는 실태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업종 위장과 실제 경영 여부를 확인하고 제도 개선 방향을 검토하기 위한 사전 점검 성격의 취지다.
/유혜연 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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