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국회 절차 미이행’ 거론에 여의도 ‘술렁’

백주희 기자 2026. 1. 27. 17:3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당정, 트럼프 관세인상 대응 협의
“대미투자법, 2월 상정·심의”
국힘 “비준 패싱이 부른 관세 참사”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왼쪽)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오른쪽)가 27일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만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자동차 등에 대한 상호관세를 인상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인상 배경으로 '한국 국회의 절차 미이행'을 거론하면서 여의도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의 입법부가 입법화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언급이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 이른바 '대미투자특별법' 심사 지연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한미 관세합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된 이후인 작년 11월 26일 MOU 이행을 위한 대미투자특별법을 발의했다. 특별법은 3,500억 달러의 대미 전략적 투자를 위한 한미전략투자기금 설치 등 투자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미국 측이 사실상 법안의 심의 지체를 문제 삼자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성 언급에 당혹스러운 기색을 보이면서도 계획된 시간표대로 관련 특별법의 입법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고, 국민의힘은 한미 관세협상에 대해선 국회 비준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주장을 재차 내세웠다.

민주당은 그간 미국 측으로부터 어떤 의견도 전달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재경위 여당 간사인 정태호 의원은 "입법 지연에 대해 미국으로부터 실무적 의견을 받은 바 없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소관 상임위원회인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을 심사하되 계획된 일정에 따라 절차를 차근차근 밟아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정 의원은 "(작년) 12월엔 조세심의, (올해) 1월엔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으로 개별 법안 심의를 할 여유가 없었다"라며 "2월까지 상정해 통과시켜달라는 게 (원래) 정부의 요청"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재경위 여야 간사 협의로 2월 첫째·셋째 주에 전체회의를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비협조 역시 심사 지연의 이유로 지목했다.

당 관계자는 "야당이 계속 반대해서 법안 논의를 못 했던 것"이라며 "미국 대통령이 메시지 하나 올렸다고, 법안을 바로 통과시켜주는 것은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번 일을 '관세 참사'라고 규정, 법안 심사에 앞서 한미 합의에 대한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고 거듭 주장하며 맞섰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는 국회의 비준이 필요한 중대한 통상 합의를 체결해놓고 비준 절차를 외면해 왔다"라며 "모든 책임은 대통령과 정부에 있다"라고 비판했다.

재경위 국민의힘 간사인 박수영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은 위헌적인 국회 비준 동의 '패싱'을 멈추고 국익과 산업을 위해 절차대로 빠르게 관세 협정을 마무리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무엇보다 지난해 11월 말 민주당이 대미투자특별법을 발의한 이후 정부는 이 사안에 대해 국회에 아무런 요청도 없었다"라며 "이런 상황이 다가올 것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손 놓고 있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여당과 신속히 만나 머리를 맞대고 협의해야 한다"며 "대미통상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지금 당장이라도 국회에서 긴급 현안 질의를 열자"라고 제안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인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과 간사인 박성민 의원은 국회에서 이에 대한 정부 측 보고를 받고 미국에 한국의 입법과정을 적극 설명할 것을 주문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캐나다에 있는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일정을 마치는 대로 미국으로 가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만나 협의할 예정이고, 저도 조만간 미국을 방문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협의하며 양국 정부 간 합리적 솔루션을 찾기 위해 차분히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청와대는 "정부는 관세합의 이행 의지를 미국 측에 전달하는 한편 차분히 대응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열린 대미 통상현안 회의에 관한 서면 브리핑에서 "관세 인상은 (미국) 연방 관보 게재 등 행정조치가 있어야 발효된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SNS 메시지만으로 바로 관세가 인상되는 것은 아닌 만큼 미 측의 진의와 발언 배경 등을 면밀히 파악해 신중하게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백주희 기자 (qorwngml0131@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