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같은 아파트가 3억 이상 차이?···서울 전세 ‘이중가격’ 심화

김희진 기자 2026. 1. 2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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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신규 전세 계약 가격이 기존 계약 갱신가보다 수억원 높게 형성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전세가격이 상승 국면에 접어들면서 신규 계약과 갱신 계약 간 전세가 격차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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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요 아파트 신규-갱신 전세가 수억원 격차
전세 매물 급감에 수급 불균형 심화···전셋값 상승 압력 확대
매매가 쫓아가는 전세가격···이중 가격 구조 심화 가능성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최근 서울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신규 전세 계약 가격이 기존 계약 갱신가보다 수억원 높게 형성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전세가격이 상승 국면에 접어들면서 신규 계약과 갱신 계약 간 전세가 격차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서울 주요 아파트 신규·갱신 전세가.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면적 84㎡는 지난 16일 보증금 17억3000만원에 전세 갱신 계약이 체결됐다. 반면 같은 날 동일 면적에 유사 타입의 신규 전세는 보증금 21억원에 계약이 성사됐다. 같은 날 같은 면적임에도 신규와 갱신 계약 간 전세 보증금이 3억7000만원까지 벌어진 셈이다.

송파구 잠실동의 '잠실엘스' 전용면적 59㎡은 지난 23일 보증금 9억2000만원에 갱신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같은 달 26일에 체결된 같은 면적의 신규 계약 보증금은 10억8000만원으로 1억2000만원 더 높게 책정됐다.

송파구 가락동의 '헬리오시티'도 전용면적 84㎡가 지난 12일 11억250만원에 갱신 계약이 체결됐으나 같은 달 17일 신규 전세의 보증금은 13억원으로 2억원 가까이 올랐다.

강동구 상일동에 위치한 '고덕아르테온' 84㎡는 지난 10일에는 8억3000만원에 갱신 계약이 체결됐으나 17일 같은 면적 신규 전세 보증금은 9억6000만원으로 1억3000만원 높은 가격에 계약됐다.

이처럼 같은 아파트, 같은 면적임에도 신규 계약과 갱신 계약 간 보증금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은 전셋값 상승세가 가팔라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실거주 의무가 강화되면서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하는 이른바 '갭투자'가 사실상 차단됐고, 이에 따라 전세 매물이 빠르게 줄어들었다. 여기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제한으로 매수를 포기한 실수요자들이 전세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됐고 그 결과 전세가격 상승 압력이 한층 커진 것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2만1807건으로 집계됐다. 전월(2만3263건) 대비 6.3% 감소했으며 전년 동기(2만9695건) 대비로는 26.6% 급감한 수준이다.

매물 부족은 수급 불균형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 19일 기준 104.7로 전주(104.5)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시장의 수요와 공급 상황을 나타내는 지표로 100을 웃돌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한다는 의미다. 해당 지수가 오르면 전셋값의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서울 전세가격지수는 이달 19일 103.78로 전주(103.64) 대비 0.14포인트 올랐다. 전세 매물 감소와 꾸준한 임차 수요가 맞물리며 전세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전세 갱신 계약은 최초 2년 계약 만료 후 계약갱신청구권을 통해 전셋값을 기존 금액의 5% 이내에서만 올릴 수 있지만 그 사이 매매가격은 이를 훨씬 웃도는 속도로 상승해 왔다"며 "이에 따라 신규 전세 계약은 매매가격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갱신 계약보다 훨씬 높은 전셋값이 책정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규 전세 물량 자체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다 보니 신규 계약과 갱신 계약 간 보증금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며 "매매가격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전세 시장의 이중 가격 구조는 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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