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법·정밀지도 디지털 규제 불만에 관세 인상으로 보복?

김태연 2026. 1. 2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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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앞으로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합의 후속 조치 이행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다만, 청와대는 이날 "미국 측이 과기정통부 장관 등에게 보낸 서한은 디지털 이슈 관련 미국 기업을 차별하지 말라는 것이 주된 내용"이라며 "(해당 서한은) 오늘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 사유로 삼은 '한국 국회가 한미 간 무역 합의 이행에 필요한 법적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언급과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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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미국대사대리, 배 부총리에 서한 발송
조인트 팩트시트 이행 촉구하는 '사전경고'
정통망법·플랫폼법 등 잇따른 불만 표출 후
돌연 SNS에 "상호관세 15%에서 25%로"
"국내 기업 역차별 막으려면 신중 대응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10월 경북 경주 힐튼호텔에서 APEC 리더스 실무협의 만찬을 갖기 전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경주=왕태석 선임기자

미국이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앞으로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합의 후속 조치 이행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관세를 인상하겠다는 게시글을 올리면서, 디지털 규제를 미국 빅테크에 대한 '비관세장벽'으로 보고 통상 보복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제임스 헬러 주한 미국대사대리 명의의 서한이 13일 배 부총리 앞으로 전달됐다. 서한에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법, 정밀지도 반출 불허 등 디지털 서비스 규제 전반에 대한 우려 섞인 불만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수신 참고인으로는 조현 외교부 장관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외교 사안이라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서한은 지난해 11월 양국 정상이 발표한 공동 설명자료 이행을 한국 정부에 공식 촉구하는 '사전 경고'로 해석된다. 팩트시트에 적혔던 "망 사용료, 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포함한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과 정책에서 미국 기업들이 차별을 받거나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도록 보장한다"는 문구 이행을 거듭 강조하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미국이 한국의 디지털 규제에 불만을 표출한 건 처음이 아니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한국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해 공식 우려를 표했다. 허위조작 정보를 악의적으로 유통할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청구할 수 있다는 내용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였다. 또 온라인 플랫폼 규제법에 대해 "구글·메타 등 미국 기업을 겨냥한 차별적 규제"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이후 법 논의에선 미국 빅테크가 대상이 되는 '독과점' 부분이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SNS에 "한국 입법부가 양국 간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기타 모든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관세를 협상 수단으로 활용해 정책 변화를 유도하려고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하지만 통상 압력에 못 이겨 미국 요구를 수용할 경우, 국내 기업 역차별이 생길 수 있어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박종희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관세 인상이 현실화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공정한 규제 체계가 무너지지 않는 선에서 요구를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는 이날 "미국 측이 과기정통부 장관 등에게 보낸 서한은 디지털 이슈 관련 미국 기업을 차별하지 말라는 것이 주된 내용"이라며 "(해당 서한은) 오늘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 사유로 삼은 '한국 국회가 한미 간 무역 합의 이행에 필요한 법적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언급과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고 설명했다.

김태연 기자 tykim@hankookilbo.com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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