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눈 짓무르게 오열…이해찬 부부 반지 빼 혼수 보태준 ‘평생 동지’

심우삼 기자 2026. 1. 2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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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74살을 일기로 25일 서거하면서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평생의 동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과의 관계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1988년 13대 총선에서 평화민주당 소속 초선 의원이 된 이 수석부의장은 유 전 이사장에게 보좌관직을 제안했다.

2018년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 수석부의장은 자신이 맡고 있던 노무현재단 이사장 후임으로 유 전 이사장을 지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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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빈소를 조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74살을 일기로 25일 서거하면서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평생의 동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과의 관계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27일 이 수석부의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은 조문 온 동료 선후배 정치인들로 북적거렸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눈에 띈 사람은 유 전 이사장이었다.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된 유 전 이사장은 슬픔에 잠겨 끊임없이 흐느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유 전 이사장이 흐느끼며 품에 안기자 등을 다독이기도 했다. 한 전 총리는 참여정부 두 번째 국무총리였던 이 수석부의장의 후임이다.

문화방송(MBC) 유튜브 갈무리

두 사람의 관계는 1980년 ‘서울의봄’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대 경제학과 3학년생이었던 유시민은 총학생회 대의원회 의장이었고, 이 수석부의장은 서울대 복학생협의회 회장이었다. 두 사람은 학생운동에 투신하며 동지로 거듭났다. 유 전 이사장이 넉넉지 못한 사정에 혼수를 마련하기 어렵게 되자, 당시 이 수석부의장의 부인 김정옥 여사가 손에 낀 반지를 유 전 이사장의 부인 한경혜씨에게 주라고 빼줬다는 일화도 있다.

유 전 이사장을 정치권으로 이끈 것도 이 수석부의장이었다. 1988년 13대 총선에서 평화민주당 소속 초선 의원이 된 이 수석부의장은 유 전 이사장에게 보좌관직을 제안했다. 유 전 이사장은 지난 2019년 한국방송(KBS) ‘대화의 희열2’에 나와 “경찰 수배가 걸려서 도망가 반지하방에 세 얻어 글 쓰고 있을 때다. 당시 이해찬 초선 의원이 와서 ‘보좌관 하면 수배를 풀어주겠다’고 하더라. 거기에 혹했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리기도 했다.

두 사람의 ‘케미’는 더할 나위 없었다. 이 수석부의장은 13대 국회 5·18광주민주화운동 진상조사 청문회에서 계엄군의 발포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 위해 전두환씨 등 증인들을 집요하게 추궁하는 모습과 국회 노동위원회에서 활약 등이 조명받으며 ‘스타 초선’으로 이름을 날렸다. 그 뒤엔 ‘참모’ 유시민이 있었다. 생전 이 수석부의장은 동료 의원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열정적이었던 의정 활동의 ‘원흉’이 유 전 이사장이었다고 장난스레 말하기도 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김부겸 전 국무총리,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빈소를 조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참여정부 출범의 주역이었던 두 사람은 국무총리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호흡을 맞췄다. 이 수석부의장은 ‘실세 총리’로서 참여정부 국정 절반을 설계한 전략가였고, 여당 재선의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이었던 유 전 이사장은 참여정부의 개혁적 정체성을 상징하는 중심축이었다. 2007년 17대 대선을 앞두고는 여당 대선 경선에 나란히 출마해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유 전 이사장이 2013년 정계를 은퇴한 뒤에도, 두 사람의 동반자 관계는 지속했다. 2018년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 수석부의장은 자신이 맡고 있던 노무현재단 이사장 후임으로 유 전 이사장을 지명했다. 유 전 이사장은 처음에는 고사했으나, 이 수석부의장의 끈질긴 설득 끝에 결국 이사장직을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이사장에게 이 수석부의장은 인생의 동반자이자 스승이었다. 2007년 발간된 이 수석부의장의 자서전에서 유 전 이사장은 “나에게 그는 학생운동과 민주화운동의 선배였다. 나는 그에게서 현실 정치와 입법의 원리를 배웠다. 그는 내 삶의 중요한 고비마다 귀한 가르침을 주었고, 지금도 주고 있는 인생의 스승”이라고 이 수석부의장을 평가했다. 그해는 이 수석부의장과 인연을 맺은 지 28년째 되는 해였다. 이로부터 19년이 지난 이날까지도 두 사람의 끈끈한 관계는 변함이 없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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