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한 줄을 완성하기까지…광천김 냉동김밥 공장을 가다

지난 9일 충남 홍성군 광천읍 일대. 이곳에는 고향에서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광천김 본사와 공장들이 자리 잡고 있다. 1970년에 백제물산으로 출발한 광천김은 조미김 업계 매출 1위를 굳건히 지켜온 기업이다.
광천김은 2024년 마른∙조미 김에서 냉동김밥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원재료인 김과 밥 가운데 핵심인 김을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는 만큼, 타 업체 대비 마진율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김밥 제조 과정에서 가장 먼저 준비하는 건 밥이다. 광천김의 냉동김밥 역시 밥 짓는 과정에서 출발한다. 1층 창고에는 유기농 쌀과 일반 쌀을 구분해 보관하고 있다. 생산 계획에 따라 선택받은 쌀은 자동으로 컨베이어를 타고 세척 공정을 거친 뒤 침적기로 이동한다. 쌀은 1시간 30분 동안 물에 불린 후 솥에 투입한다.
한 솥에 들어가는 쌀은 약 8.9kg이다. 여기에 염수와 해바라기유, 식용유 등이 함께 더해져 약 95도에서 50분간 가열해 밥을 짓는다. 양에 비해 가열 시간이 짧아 보이지만, 솥 내부 레일이 나선형 구조로 설계돼 재료가 여러 차례 순환하며 충분히 가열된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정리된 밥은 판에 담겨 곧바로 냉각 공정으로 옮겨진다. 문 하나를 사이로 증기가 가득하던 방에서 으슬으슬한 냉기가 감도는 방으로 넘어간다. 밥을 보관하는 방은 온도를 15도 아래로 유지한다.
한 판 위에 놓인 밥이 방 안에 설치된 기계로 들어가면 내부는 곧바로 진공 상태로 전환한다. 기압이 낮아지면서 열이 빠르게 빠져나간다. 갓 지었을 때 온도가 90도에 달하던 밥은 15분 남짓한 시간만에 30도까지 식는다.

공정 대부분은 기계가 맡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 손이 필요한 구간도 있다. 속재료를 올리는 단계다. 작업자들은 김 위에 속재료를 하나하나 가늠해 직접 올린다. 재료가 올라가면 컨베이어가 움직이며 김밥을 천천히 오므린다. 둥글게 말린 김밥은 곧바로 절단 공정으로 넘어간다. 두 개의 칼날이 정해진 규격에 맞춰 김밥을 깔끔하게 잘라낸다. 김밥 한 줄의 길이는 17~18cm 정도다.

중량 선별을 마친 김밥은 곧바로 냉동 공정으로 넘어간다. 영하 45도 이하로 유지된 공간에서 약 40분간 완전 냉동된다. 냉동 설비 내부는 앞서 밥을 짓던 솥처럼 나선형 구조로 설계돼 있어, 김밥은 여러 차례 회전하며 빠르게 얼어붙는다. 냉동을 마친 김밥은 포장 공정으로 이동한다. 이후 이물 여부를 확인하는 엑스레이 검출기를 통과한 뒤, 규격 박스에 담겨 최종 출하를 준비한다.

냉동김밥은 국내보다는 해외를 겨냥한 제품이다. 해외에서 불고 있는 K푸드 열풍 속에 김밥도 자연스럽게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광천김은 그 시장을 보고 움직였다. 김이 해외에 알려진 계기는 일본이지만, 일본 김 가격 상승으로 한국 김이 대안으로 떠올랐다는 설명이다. 김밥이나 김부각은 해외에서는 밥상보다는 간식에 가깝다. 기름지지 않은 건강한 과자로 받아들여진다.
김재유 광천김 대표는 "해외에서는 김 제품의 주요 소비층이 어린이"라며 "시장 역시 앞으로 더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냉동김밥 사업은 2024년 시작해 첫해 매출 1억원을 기록했다. 2025년에는 10억원으로 증가했다. 회사 측은 올해 비건 김밥 등 수출에 적합한 제품 비중을 확대하면서 미국 등 해외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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