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우산 언급 안 한 美…재래식 전력만 강조하는 韓

김관용 2026. 1. 2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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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2026 국방전략서(NDS)에서 '확장억제' 용어가 명시적으로 빠지면서, 북핵 위협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공약의 명확성이 약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한 예비역 장성은 "핵무기는 본질적으로 재래식 전력과 차원이 다른 무기인데, 재래식 중심 전략만으로는 핵 위협이라는 비대칭적 위험을 충분히 억제하기 어렵다"며 "미국이 대북 억제에서 '더 제한적 역할'을 시사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재래식 책임 강화에만 초점을 맞추는 구도가 되면, 핵우산 신뢰성 논쟁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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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전략서, 확장억제 표현 후퇴
북핵 위협 대응 온도차 우려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2026 국방전략서(NDS)에서 ‘확장억제’ 용어가 명시적으로 빠지면서, 북핵 위협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공약의 명확성이 약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인식이 한국군 재래식 전력과 ‘자주국방’에 방점을 찍는 모습이어서, 핵 위협의 비대칭성과 ‘핵-재래식’ 억제 구조의 차이가 상대적으로 가볍게 다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는 미국이 핵우산을 포함해 동맹국에 자국 본토와 동일한 수준의 핵 억지력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적 약속을 뜻한다. 그러나 이번 NDS에는 해당 표현이 단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았다. 직전인 2022년 바이든 행정부의 NDS는 ‘확장억제’와 핵 확장억제 개념을 다섯 차례 이상 명시했고, 핵태세검토보고서(NPR)와 미사일방어검토보고서(MDR)까지 포함하면 관련 언급은 수십 차례에 달했다. 당시 전략 문서들이 동맹국에 대한 핵우산 제공을 억제 전략의 중심축으로 분명히 했다는 의미다.

대신 이번 NDS에는 “한국은 매우 중요하지만 제한적인 미국의 지원 아래 대북 억제에서 주된 책임을 질 능력이 있다”는 취지의 표현이 담겼다. “강력한 군사력과 높은 국방비, 탄탄한 방위산업 기반, 의무 징병제를 갖춘 한국이 재래식 전력 측면에서 북한 억제에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평가다.

경주 APEC 정상회의 당시인 지난 해 10월 29일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물론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 자체를 폐기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과 공동 팩트시트(설명자료)에는 미국이 “핵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능력을 활용해 한국에 확장억제를 제공한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그러나 최상위 국방전략 문서에서 확장억제를 명확히 언급하지 않은 점은 전략적 메시지 측면에서 혼선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핵우산’ 명시가 빠지면 문서 자체의 억지 효과가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이 전략 문서에 핵우산 제공 의지를 분명히 기술하는 것 자체가 억지 신호인데, 이를 생략할 경우 동맹국과 적성국 모두에게 보내는 전략적 메시지가 약해질 수 있다는 논리다.

이처럼 미국 전략 문서에서 확장억제 표현의 후퇴가 감지되는 가운데, 한국 정부의 인식과 정책 대응도 관심을 끈다.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NDS와 관련해 “불안정한 국제정세 속에서 자주국방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이 북한 국내총생산(GDP)의 약 1.4배에 해당하는 국방비를 지출하며 세계 5위 수준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스스로 방어하지 못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재래식 전력을 축으로 한 자주국방 기조를 부각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한 예비역 장성은 “핵무기는 본질적으로 재래식 전력과 차원이 다른 무기인데, 재래식 중심 전략만으로는 핵 위협이라는 비대칭적 위험을 충분히 억제하기 어렵다”며 “미국이 대북 억제에서 ‘더 제한적 역할’을 시사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재래식 책임 강화에만 초점을 맞추는 구도가 되면, 핵우산 신뢰성 논쟁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관용 (kky144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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