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관광객 급감에…美 스키 리조트 매출 ‘직격탄’
캐나다인 시즌 예약 전년比 41% 감소
‘캐나다는 51번째 주’ 도발에…美 여행 불매하는 ‘엘보스업’ 확산
전문가들 “관광업계, 캐나다 중장기 전략 전면 수정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집권 이후 캐나다 내 반미 정서가 확산하면서 미국 스키 리조트들이 매출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국경 인근 리조트들에서 캐나다 관광객의 예약과 방문이 급감하면서 관광 산업 전반에 구조적 타격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현지 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몬태나부터 메인에 이르기까지 미국 전역의 스키 리조트들이 캐나다 관광객 감소로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호텔과 리조트들은 캐나다달러로 결제를 받거나 숙박비를 대폭 할인하고 불어 안내문을 강화하는 등 공격적인 모객에 나섰으나,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말 여행 전문지 트래블위클리와 시장조사업체 포커스라이트가 공동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캐나다 여행사 관계자들 중 78%는 미국행 예약이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고 응답했다. 관광 분석업체 인토피아는 지난 22일 기준 캐나다인의 미국 스키 리조트 시즌 예약이 전년 대비 41% 감소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미국인의 예약 감소 폭(5%)의 8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캐나다 퀘벡주 국경 인근에 소재한 버몬트주 제이피크 리조트는 이러한 변화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 리조트는 평년 기준 전체 수익의 절반 이상을 캐나다 방문객으로부터 올려 왔는데, 최근 캐나다 고객들의 시즌권 갱신률이 전년 대비 35% 감소하면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은 것이다.
스티브 라이트 사장 겸 총지배인은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전쟁을 다룬 미 의회 포럼에서 “시즌권 보유자 약 100명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갱신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며 “많은 이들이 현 상황상 양심적으로 미국에 갈 수 없다고 답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실제로 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귀환 이후 경색된 양국 관계가 업황 부진을 야기했다고 보고 있다. 인토피아 데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논란이 되는 지정학적 발언을 할 때마다 48시간 내로 캐나다발(發) 예약이 눈에 띄게 감소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톰 폴리 인토피아 총괄은 “캐나다인들은 오랜 친구에게서 배신당한 느낌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재취임 직후부터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내세우며 우방인 캐나다를 압박한 바 있다. 2월 1일에는 캐나다산 제품에 25% 전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는가 하면,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거론하며 도발을 이어 왔다. 이에 캐나다 전역에서는 미국 여행을 자제하자는 ‘엘보스 업(Elbows Up)’ 캠페인이 확산, 미국행 수요는 점차 하락세를 보인 바 있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캐나다인들은 미국 대신 국내로 여행 수요를 돌리는 분위기다.
타격은 국경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관광 산업이 주 국내총생산(GDP)의 약 9%를 차지하는 버몬트주의 경우 캐나다 관광객 감소로 지난해 약 7500만달러(약 1084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 여름철 국경 통과 건수와 주립공원 방문객 수가 동반 하락하자 버몬트주 벌링턴 시의회는 위기감을 감지, 중심부 쇼핑가의 이름을 한시적으로 ‘캐나다 스트리트’로 바꾸는 조치까지 취한 바 있다.
다만 상황은 단기간에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폴리 인토피아 총괄은 “세대에 걸친 신뢰 붕괴가 발생한 만큼 이전만큼의 관광객 수 회복은 극히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 관광업계는 캐나다 시장이 회복될 것이란 가정 자체를 버리고, 5년·10년 단위의 중장기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지 종사자들은 캐나다인들의 분노의 대상이 특정 지역이 아닌 ‘미국 그 자체’라는 점을 체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버몬트 킬링턴 리조트의 조시 리드 커뮤니케이션 매니저는 “일부 캐나다인들은 미국을 방문했다는 이유만으로도 주변 시선을 의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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