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미 투자 압박에 ‘중국 견제’ 안보 분야 압박 가능성도

정희완 기자 2026. 1. 2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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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등 안보까지 압박 확대 가능성
미국 NSS·NDS에서 중국 견제 전략 밝혀
“콜비 방한, 대중국 봉쇄 참여 메시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0월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무궁화 대훈장을 수여하고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한국을 상대로 관세를 재차 인상하겠다고 경고하면서 향후 안보 분야의 세부 협의도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이 대중국 견제 등 자국의 외교·안보 전략에 적극 동참하라며 압박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최근 국가안보전략(NSS)과 국방전략(NDS)을 각각 내놓으면서 전략의 얼개를 마련한 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한·미 무역 합의 이행을 위한 한국 국회의 입법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점을 언급하며 상호관세 등을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과의 두 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를 도출한 사실도 거론했다.

한·미가 지난해 11월에 발표한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에 명시된 한국의 대미 투자 이행을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사안을 직접 챙기고 있다는 점도 시사한다. 그는 관세를 무기로 대미 투자를 끌어낸 점을 자신의 치적으로 홍보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향후 안보 분야에서도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미는 팩트시트를 통해 한·미 동맹 현대화 등 안보 분야의 밑그림을 그렸다. 한국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5%로 인상하고, 한·미가 주한미군의 유연성 확대와 관련한 협의를 지속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앞으로 이행 방안 등 구체적인 사안은 후속 협의를 해야 한다.

여기에 미국은 지난해 12월과 이달에 각각 공개한 NSS와 NDS에서 본토 방어와 인도·태평양 지역에 집중하겠다며 동맹국이 방위 분담을 확대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NDS는 한국이 대북 재래식 억제에 주된 책임을 맡아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하며 이는 “한반도 주둔 미군 태세를 업데이트하려는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했다.

아울러 중국의 세력 확장을 저지하기 위한 제1도련선(오키나와~대만~필리핀~믈라카해협) 방어의 중요성을 거론하면서 이를 위한 동맹국의 역할 수행도 강조했다. 한국의 자국 방위 능력 확충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 등을 통해 대중국 견제를 강화한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의 국방비 인상 등 방위 능력 증대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등 한국 정부의 자주국방 기조와 맞아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주한미군의 유연성 확대 등 중국을 겨냥한 미국 전략에 동참하는 것은 외교·안보적으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이 전날 한국의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들을 잇달아 만나 미국의 NDS 내용을 설명한 점도 주목된다. 콜비 차관은 한국을 첫 해외 방문지로 택한 이유로 한국이 모범 동맹이라는 점을 들었다.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센터장은 “콜비 차관이 유화적 제스처를 취했으나 한국이 대중국 봉쇄에 함께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숨어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두 센터장은 콜비 차관이 전날 주한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한 것 등을 근거로 “이번 방한을 통해 중국 견제를 위한 주한미군의 태세와 전략적 자율성, 동맹국의 참여 가능 수준 등을 점검했을 수 있다”고 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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