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건설기계, ‘인도·전후 재건 사업'으로 청신호
HD건설기계 인도 시장 점유율 1위 목표 ‘현지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시장 최대 1000조원 규모

| 한스경제=임준혁 기자 | 국내 건설기계업의 양강인 HD건설기계와 두산밥캣의 올해 또 다른 성장은 '넥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14억 인구의 인도 시장과 분쟁 지역에서의 전후 재건 사업 두 축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HD건설기계는 이달 공식 출범한 통합 법인의 시너지와 현지화를 극대화함으로써 신규 시장인 인도와 유럽·중동·아프리카 등 분쟁 지역의 전후 재건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북미와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의 매출 비중이 높은 두산밥캣도 소형 건설장비로 틈새시장 공략을 준비 중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2026년은 인도 정부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인 '가티 샥티' 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가티 샥티를 통해 인도 당국은 1조2000억달러(약 1750조원)를 투자, 스마트시티 조성과 도로 건설 등 각종 사회간접자본(SOC) 시설 개발 사업을 발주하고 있다.
◆ HD건설기계, 부품 75% 현지 조달...원가 절감·규제 대응
HD건설기계는 2026년을 인도 시장 점유율 1위 달성을 위한 원년으로 규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점유율 17%로 2위를 달리고 있는 HD건설기계는 1위인 일본 히타치(20%)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HD건설기계 인도 푸네 공장의 가동률은 이미 110%에 육박한 상태다. HD건설기계는 이를 단순한 인도 내수용이 아닌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시아로 수출하는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격상시켰다. 올해 생산 규모(Capacity)를 추가해 연간 1만대 이상의 출하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주요 부품의 75% 이상을 인도 현지에서 조달하며 원가를 대폭 낮춤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부품 현지 조달 비중의 증가는 인도 정부의 자국산 제조 강화 정책과 맞물려 강력한 규제 대응력도 갖췄다는 분석이다.
◆ 두산밥캣, 소형 장비 생산 품목 꾸준히 확대
소형 건설장비의 강자 두산밥캣은 지난 2019년 인도 타밀나두주 첸나이에 공장을 준공하고 백호로더를 생산해 왔다. 백호로더(Backhoe Loader)는 전면에는 로더, 후면은 굴착도구인 백호로 구성된 다목적 장비다. 첸나이공장은 두산밥캣의 유일한 글로벌 백호로더 생산기지로 연산 8000대 이상의 규모를 갖췄다.
첸나이공장은 2023년부터 초소형 스키드-스티어 로더인 'S70'로 생산 품목을 확장한 바 있다. 이를 통해 2019년 이후 5년간 두산밥캣 인도법인의 매출은 연평균 22%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두산밥캣은 첸나이공장의 생산설비 증설을 통해 2024년 미니 굴착기 생산동을 준공했다. 회사 인도법인은 첸나이공장에서 기존에 생산 중인 백호로더, 스키드-스티어 로더와 미니 굴착기를 신규 생산제품으로 추가함과 동시에 벵갈루루공장에서 제작하는 포터블파워 제품을 더해 오는 2028년 연간 8900대의 장비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이는 2023년 판매량의 두 배에 달한다.
현재 인도의 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좁은 골목이나 도심 작업에 적합한 미니 굴착기 수요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제품 포트폴리오의 대부분이 소형 건설기계에 집중된 두산밥캣의 특성상 향후 인도에서 생산라인 증설 등과 같은 추가 사업 확장 계획은 현재로선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럼에도 중대형 장비 위주의 HD건설기계가 접근하기 어려운 협소 공간, 도심 작업 등 틈새시장 공략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 HD건설기계 러·우전쟁 종전·재건시 주도적 참여
실제 스캇 박 두산밥켓 부회장도 2년 전 첸나이공장 미니 굴착기 생산동 준공식에서 "인도는 미래 성장을 뒷받침할 핵심 지역"이라며 "첸나이공장은 세계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하는 품질을 바탕으로 '글로벌 생산 기지'로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시장에서 최대 10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HD건설기계는 종전 협상 체결 시 참여 가능성이 큰 핵심 플레이어로서 현재 포지셔닝 단계란 분석이다. 러우전쟁 이전 우크라이나 굴착기·휠로더 시장에서 HD현대인프라코어와 HD현대건설기계의 제품 브랜드 '디벨론·현대'의 합산 점유율은 30% 수준으로 1·2위를 차지했다.
◆ 시리아·예멘 등 분쟁지역 재건 수요 충분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반으로 HD건설기계는 2023년부터 재건 사업 참여를 준비했다. 같은 해 6월 우크라이나 인프라부, 철도공사 관계자들이 방한해 당시 HD현대건설기계 울산공장에서 현지 수요조사 등 재건사업 추진 협의체를 만들었다. 2024년 HD현대의 건설기계부문 중간 지주사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전쟁 중임에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키이우 법인 설립을 통해 재건 수요 정보 수집과 우크라이나 정부와 소통 채널 구축을 이룬 HD건설기계는 종전 및 재건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선도 공급사'로서 주도적인 참여가 예상된다.
두산밥캣도 러우전쟁 전후 재건 사업과 무관하지 않다. 두산밥캣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전쟁 기간 중 체코의 한 지방정부에 스키드로더를 기부, 우크라이나 관련 구호 및 복구 활동을 지원한 사례가 있다. 업계에서는 두산밥캣은 HD건설기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후 재건 복구 참여 비중이 매우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소형 장비 세그먼트의 수혜 후보로 빠지지 않고 거론되고 있다.
전후 재건 사업은 우크라이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현재 내전 종식 후 과도 정부 상태인 시리아는 우크라이나를 제외한 분쟁 지역 중 전후 재건 시장 규모 1위로 꼽힌다. 그 뒤를 가자지구(팔레스타인), 예멘이 뒤따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수적으로 잡은 재건 비용만 2500억~4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시리아의 경우 한국 건설기계 업체의 사업 참여가 이론상으론 가능하다"면서 "국내 기업의 중동 지역 납품 실적(레퍼런스)과 걸프 자본 및 국제 다자기구와 연계한 장비·플랜트 공급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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