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립 걱정할 수준”… GPU마저 흔든 메모리 슈퍼사이클

이승원기자 2026. 1. 2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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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90, 한 달 새 714만원… 보급형 5060도 78만원 돌파
HBM 몰리는 AI 수요에 소비자용 부품 수급 '불안'
PC·스마트폰 업계, 줄줄이 가격 인상 전망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로 호텔에서 열린 엔비디아 CES 2026 라이브에서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과 데이터처리장치(DPU) '블루필드4' 를 소개하고 있다. 뉴스1

메모리 가격 급등의 여파가 PC용 램과 SSD를 넘어 GPU(그래픽카드)까지 번지고 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수요가 폭증하면서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이 사실상 'AI 전용'으로 쏠리고 있고, 이로 인해 일반 소비자용 부품의 수급은 갈수록 불안정해지는 양상이다.

GPU 제조·유통사인 조텍코리아는 27일 자사 쇼핑몰 공지를 통해 "지금 상황이 존립을 걱정할 만큼 심각하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최근 받은 가격은 터무니없는 수준이고, RTX 5090뿐 아니라 5060의 인상폭도 어마어마하다"며 적립금을 한시적으로 0%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GPU 공급량이 줄고, 일부 모델은 당분간 공급이 중단될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실제로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조텍 RTX 5060 Ti 8GB 모델은 최근 78만원대, 16GB 모델은 93만원대까지 올랐다. 각각 한 달 전 59만원대, 72만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20~30%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불과 몇 주 전까지 50만원 초반대에서 거래되던 일반형 5060 8GB 제품도 현재는 64만원 선까지 치솟았다.

전문가용 최상위 모델인 조텍 RTX 5090 32GB는 현재 최저가가 714만9990원에 달한다. 같은 모델이 한 달 전 458만원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50% 이상 급등한 것이다.

5060이 일반 소비자용 보급형이라면, 5090은 AI 연산과 고해상도 작업에 쓰이는 플래그십 제품이다. 급이 전혀 다른 두 제품이 동시에 큰 폭으로 가격이 오른다는 점에서, GPU 전반으로 수급 불안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흐름의 근본 배경에는 AI 열풍이 있다. 대규모언어모델(LLM)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센터 투자가 급증하면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기업 시놉시스의 사신 가지 CEO는 "주요 제조사들이 생산한 메모리 대부분이 AI 인프라로 직행하고 있어, 다른 시장에 할당할 여력이 거의 없다"며 "이 같은 공급난은 2027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은 수익성이 높은 AI용 장기 계약에 집중하면서, 일반 PC·노트북·스마트폰에 들어가는 D램 공급은 줄어든 상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DDR5 16GB 램은 1년 전 6만원대에서 최근 40만원 가까이로 뛰었고, 삼성 SSD 990 PRO 2TB 역시 20만원대에서 54만원까지 올랐다.

이런 흐름은 소비자 전자기기로도 확산되고 있다. 레노버, HP, 델 등 주요 PC 업체들은 올해 초 최대 20%의 가격 인상을 예고했으며,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저가형 모델 중심의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기기 가격 상승 여파로,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2.9~5.2%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PC 시장 역시 최대 8.9%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메모리 품귀 현상을 단순한 공급 사이클이 아닌 '슈퍼사이클'로 평가하고 있다. 공급난 해소에는 최소 2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GPU를 포함한 각종 전자기기의 가격 불안정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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