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의 1등 고객은 애플보다 엔비디아"… 반도체 중심축, 모바일서 AI로

엔비디아가 올해 애플을 제치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인 대만 TSMC의 최대 고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 시장의 주축이 모바일에서 인공지능(AI)으로 확연하게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7일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기술 컨설팅업체 크리에이티브스트래티지스는 올해 TSMC 파운드리 전체 매출의 약 22%에 해당하는 330억달러(약 47조5000억원)가 엔비디아에서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어 기존 최대 고객사였던 애플은 270억달러(약 39조원)로 약 18%를 차지하며 2위로 밀려날 것으로 관측됐다.
매체는 이같은 고객 순위 역전이 반도체 산업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하며,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엔비디아의 중요성이 급격히 커졌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젠슨 황(사진)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공개된 한 팟캐스트에서 올해 엔비디아가 TSMC의 최대 고객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크리에이티브스트래티지스의 벤 바자린 수석 애널리스트는 "규모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다"며 "몇 년 전부터 엔비디아가 TSMC에 얼마나 더 많은 생산능력을 요구하고 있는지 확실히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TSMC는 522개 고객을 두고 있으며 이들의 순위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지난해 3월 상위 10개 고객사가 회사 순매출의 76%를 차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TSMC의 최대 고객사는 애플로 알려져 있다. 애플은 주로 아이폰용 A 시리즈 칩과 PC·서버용 M 시리즈 칩 생산을 위해 TSMC를 활용해 왔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매출 성장 속도가 애플을 크게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엔비디아는 이달 말 종료되는 2026 회계연도 매출이 66% 증가해 21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애플의 2025 회계연도(9월 종료) 매출 성장률은 6.4%였다. 또 엔비디아의 AI 칩은 애플이 생산하는 칩보다 크고 구조가 복잡해 제조 비용도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이런 변화가 AMD, 인텔, 브로드컴, 퀄컴 등 거의 모든 주요 프로세서 업체에 칩 제조 및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로서 TSMC의 위상도 부각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젠슨 황 CEO 역시 TSMC의 중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에만 대만을 다섯 차례 방문했으며, 11월에는 TSMC 직원들과 같은 빨간 셔츠를 입고 연례 체육대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엔비디아의 루빈(Rubin) 칩을 생산하는 3나노 공정 팹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칩은 현재 양산 중이며, 올해 안에 출하될 예정이다.
TSMC는 올해 최대 560억달러를 설비투자(케펙스)에 사용할 계획이며, AI 수요를 반영해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 투자한 설비는 2028년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다.
바자린 수석 애널리스트는 "TSMC를 움직여온 원동력이 애플에서 이제 엔비디아와 어느 정도는 AMD로 이동하면서 역학 관계가 바뀌고 있다"며 "이들은 새로운 공정 노드마다 설비투자를 정당화해 주는 '규모를 보장하는 고객'"이라고 분석했다.
이상현 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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