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임시대통령 "美 명령질 이제 그만…상호 존중 필요"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으로부터 명령을 받는 것에 지쳤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로드리게스는 이날 베네수엘라 푸에르토 라 크루스의 석유 노동자 모임에 참석해 "베네수엘라 정치인에 대한 워싱턴(미국)의 명령은 이미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베네수엘라 정치가 우리의 차이점과 내부 갈등을 스스로 해결하게 하라. 우리 공화국은 국내 파시즘과 극단주의의 결과에 맞서면서 그 대가를 매우 비싸게 치렀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미국과 존중하는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만 그 관계는 존중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면서 "국제법 존중, 인간관계에서의 기본적 존중, 그리고 베네수엘라의 존엄성과 역사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3일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한 이후 임시대통령으로 취임한 로드리게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협력적 태도를 보이면서 정치적 혼란을 수습하고 있다.
때때로 강경한 메시지를 내보이긴 했지만 미국의 요구에 따라 25일 104명의 정치범을 석방하는 등 협조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인권 단체인 '포로 페날'에 따르면 마두로 축출 이후 총 266명의 정치범이 석방됐다.
또한 미국 기업에 베네수엘라 유전 접근권을 허용하라는 요구에 맞춰 석유 부문 국유화를 끝낼 입법을 추진하면서 석유 분야 민간 투자 유치 계획을 공언하고 있다.
로드리게스는 조만간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현직 베네수엘라 정상이 미국 땅을 밟는 것은 뉴욕 유엔총회 참석을 제외하고는 1990년대 이후 처음이다.
다만 베네수엘라 내에는 마두로를 지지하는 반미 성향의 강경파들이 남아 있어 로드리게스가 미국의 요구를 다 받아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언 또한 이러한 그의 입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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