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연기만 해롭지 않다…미세플라스틱의 ‘숨은 주범’

지해미 2026. 1. 27.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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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닿자마자 섬유 방출, 흡착·운반까지…미세섬유가 만드는 이중 오염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버려지는 쓰레기인 담배꽁초가 미세플라스틱 오염을 직접 유발하는 요인임을 구체적인 수치로 보여준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버려진 담배꽁초가 니코틴과 중금속 등 유해 물질을 환경으로 배출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담배 필터 자체가 미세플라스틱 오염원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최근 미국 버펄로대 연구진이 수행한 연구는 이 사각지대를 정면으로 다뤘다.

연구진은 담배 필터에서 미세 섬유가 얼마나 방출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10일간 실험실 실험을 진행했다. 담배꽁초를 각각 서로 다른 조건의 물에 넣고 변화를 관찰했는데, 물의 움직임은 정지 상태(0rpm), 중간 정도로 움직이는 상태(80rpm), 강하게 흐르는 상태(200rpm)의 세 가지로 나뉘었다. 이는 실제 자연 수계에서 물의 흐름이 다양한 상황을 모사하기 위한 설정이다.

그 결과, 담배 필터가 물에 닿았을 때 물의 흐름과 관계없이 약 20초 이내에 최대 24개의 미세 섬유가 방출됐다. 이후 10일 동안 관찰한 결과, 필터 하나당 63~144개의 미세 섬유가 추가로 떨어져 나왔으며, 물의 움직임이 클수록 방출량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담배 필터는 주로 셀룰로오스 아세테이트라는 플라스틱 섬유로 만들어진다. 연구진은 이러한 섬유의 빠른 방출량을 정량적으로 측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버려지는 쓰레기인 담배꽁초가 미세플라스틱 오염을 직접 유발하는 요인임을 구체적인 수치로 보여준 셈이다.

연구를 이끈 존 앳킨슨 교수(토목·환경공학과)는 "자연 수계에서 검출되는 미세 섬유는 주로 세탁이나 의류에서 나온 것으로 여겨져 왔다"며 "이번 연구는 담배 필터에서 나온 섬유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오염원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뉴욕주 내 수계로 유입되는 담배꽁초 유래 미세플라스틱의 규모를 추산했다.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하루에 약 7100만 개에서 최대 14억 개에 이르는 미세 섬유가 뉴욕의 하천과 호수로 흘러들어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밀집 지역일수록 오염 규모는 더 컸다.

문제는 이 미세 섬유가 단순한 플라스틱 조각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담배 필터는 이미 니코틴, 중금속, 각종 독성 화학물질에 오염된 상태다. 따라서 필터에서 떨어져 나온 섬유는 물리적 쓰레기일뿐 아니라 화학적 오염물질을 운반하는 역할까지 한다. 앳킨슨 교수는 "보통 미세플라스틱은 환경에서 오염물질을 흡착하면서 문제가 되지만, 담배 필터 섬유는 이미 오염된 상태로 방출된다"며 "물리적 오염과 화학적 오염이 동시에 발생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섬유는 크기가 작아 물속 생물들이 쉽게 삼킬 수 있으며, 소화기관을 막을 위험도 있다. 또 스펀지처럼 중금속, 병원성 미생물, 과불화화합물(PFAS) 같은 다른 유해 물질을 흡착해 운반할 수 있다.

연구진은 해결책으로 담배꽁초 수거 인프라 개선과 행동 변화 캠페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길거리와 공공장소에 전용 수거함을 전략적으로 배치하고, 빗물 배수로에 담배꽁초를 걸러낼 수 있는 필터 장치를 설치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유해물질저널: 플라스틱(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Plastics)》에 게재됐으며, 뉴욕주 환경보호기금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자주 묻는 질문]

Q1. 담배 필터도 미세플라스틱인가요?

A. 대부분의 담배 필터는 셀룰로오스 아세테이트라는 플라스틱성 섬유로 만들어져, 물에 닿으면 미세플라스틱 섬유 형태로 분해·방출될 수 있다.

Q2. 담배꽁초에서 나온 섬유가 왜 더 위험한가요?

A. 필터는 이미 니코틴과 중금속, 독성 화학물질에 오염된 상태여서, 방출되는 미세섬유가 오염물질을 함께 운반한다는 점에서 일반 미세플라스틱보다 위험하다.

Q3. 오염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은 무엇인가요?

A. 담배꽁초 전용 수거함 설치, 빗물 배수로에 포집 필터 장착, 무단 투기 방지 캠페인 등이 효과적인 대책으로 제시된다.

지해미 기자 (pcraem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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