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멀리 가고, 더 오래 쓰고"… 전기차 배터리 한계 넘다
원자기둥 형성해 구조 붕괴 억제… 100회 충방전 후 92% 성능

한 번 충전으로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는 니켈 양극재 기술이 개발됐다. 앞으로 다양한 전기차 배터리에 적용하면서 배터리 원가 절감과 수명 향상을 통해 전기차 보급을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박정진 박사 연구팀이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면서 배터리 수명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양극소재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려면 고에너지 배터리 요소인 니켈 성분이 필수적이다. 니켈 함량이 90%를 넘는 하이니켈 양극재는 충방전을 반복할수록 내부 구조가 부풀거나 급격히 수축하며 무너지는 붕괴현상이 발생해 수명이 빠르게 줄어드는 문제가 있다.

이런 구조적 불안정성은 배터리에 미세한 균열을 일으키고 수명을 급격히 단축시켜 고성능 전기차 보급의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연구팀은 충방전을 반복해도 배터리 내부 구조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 새로운 양극소재 기술을 설계했다. 배터리 초기 구동 과정에서 전기를 가해 내부 층과 층 사이를 지탱하는 '원자 기둥'을 형성해 구조 붕괴를 억제함으로써 고니켈 양극 소재의 내부 균열 발생을 줄이고 장시간 안정적인 구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배터리에 적용한 결과, 100회 충방전 이후에도 초기 성능의 92% 이상을 유지했다. 기존 고니켈 양극 소재보다 뛰어난 내구성을 보였다. 또 별도 첨가제나 복잡한 공정 없이 구조 안정성을 확보하고, 제조 공정 단순화를 통해 배터리 생산 비용을 낮췄다.
박정진 KIST 박사는 "배터리 손상의 근본 원인을 원자 수준에서 규명하고 이를 전기화학적 방법으로 해결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전기차용 배터리에 적용해 상용화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 지난해 11월 27일에 실렸다.
이준기 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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