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코스 777회 완주… 매일 15㎞씩 달리는 89세 마라토너[자랑합니다]

칠순마라톤동호회(약칭 칠마회/영어명: Super Senior)는 마라톤 공식대회 풀코스를 1회 이상 완주한 경험이 있는 우리나라 전 지역의 칠순 이상 마라토너(마스터스)들이 마라톤을 통하여 상호 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예절과 품위를 지키며 건강한 노후를 즐기는 모임이다. 또한 불굴의 정신과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여러 후배 젊은 마라토너들에게 귀감이 되고 봉사하는 기쁨으로 삶의 질과 희망을 향상시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그런데 사실 칠마회는 더 이상 칠순마라톤동호회가 아니다. 대부분의 회원이 이미 칠순을 훌쩍 넘어 팔순에서 구순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그 한가운데 구순을 바라보면서도 꾸준히 달리기를 하며 지난 세월을 돌아보고 마라토너의 발자취를 남기며 현재와 앞으로의 미래 발전을 바라면서 후배들과 여러 사람에게 마라토너로서 자긍심을 전하고 싶은 2026년 현재 89세의 장재연(사진) 회장님은 지금도 매일 15㎞씩 달리기를 하신다. 어쩌다 아침 운동을 나가면 예외 없이 달리기를 하고 돌아오시는 회장님을 만나곤 한다. 칠마회 4대 회장직을 하실 때는 회원들의 글을 모아 ‘너! 아직도 뛰냐?’라는 책을 편찬하시기도 했다. 책 제목만큼이나 저돌적이다. 86세 때 풀코스를 777회 완주하고 지금도 주말마다 하프 코스를 거뜬히 완주하시는 저력을 발휘하신다. ‘나는 마라톤과 결혼을 했다’며 전국 방방곡곡은 물론이고 해외에도 지경을 넓혀 동경, 보스턴, 런던, 중국 단둥, 러시아 바이칼에도 발도장을 찍으셨다. 66세에 늦깎이로 마라톤에 처음 입문하셨는데, 성공은 용기 있는 자의 몫이라며 또한 능력과 한계를 시험해 봄과 동시에 노후를 건강하고 멋지게 살아보겠다는 신념으로 무모하게 도전을 하셨단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이면 신도림역 근처 도림천에는 아침 일찍부터 달리기하는 사람들이 북적댄다. 그런데 달리기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이다. 바로 칠마회 회원들이다. 물론 칠마회 회원이 아닌 사람들도 달리는데 마치 칠마회 회원들이 매주 정기 훈련처럼 모여서 달리기를 하고 있으니 웬만한 젊은이들조차 함부로 경쟁에 끼어들지 못한다. 왜냐하면 나이와 상관없이 풀코스 마라톤을 기본 100회, 200회를 넘어 500회는 물론 1000회 이상 완주한 분들도 수두룩하니 100∼200회 정도 완주하고서는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
게다가 명절을 포함한 빨간 글씨가 있는 날은 주말과 상관없이 마라톤 대회가 열린다. 그래서 이분들은 1년에 풀코스 마라톤을 적어도 50∼60회는 거뜬하게 완주하신다. 급기야는 마라톤 대회를 매주 개최해줘서 고맙다고 주최 측에 금일봉으로 감사 표현까지 한다. 그저 당신들만의 달리는 즐거움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가 몸이 불편해서 힘들어할 때 후원금을 마련해서 전달하며 응원하기도 했을 뿐만 아니라 풀뿌리 젊은이들이 처음 달리기를 하러 오면 기꺼이 호흡을 맞추어 함께 달려주는 것이 일상이다. 페이스메이커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함께 달려주어야 하는 사람보다 1시간 이상은 빨리 뛸 수 있는 실력이 있어야 한다. 어쩌다 함께 달리기를 하고 나면 다 함께 모여 완주파티가 열리는데 컵라면이 기본이지만 회원들이 수시로 싸 들고 오는 다양한 음식들이 그득하다. 덩달아 함께 먹고 마신 덕분에 어르신들과 가까워지는 계기가 된 것이다.
장재연 회장님과 개인적인 친분이 쌓인 것은 내가 200회와 300회 마라톤을 공원사랑 마라톤 대회에서 치르게 되면서 자주 만나게 되었고 아침 운동을 하면서도 만나게 되니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무엇보다 아침에 달리기를 하고 나서는 보라매공원에서 친구분들과 어울려 차도 마시면서 동요를 부르는 모임을 가지시는데 아주 큰 소리로 불러서 민원까지 받은 적이 있으시단다. 아침 모임 이름이 여명회라 하는데 제일 젊은 사람이 87세이고 가장 노인은 93세로서 그냥 단순한 어르신들의 모임이 아니다. 그 한가운데 장재연 회장님이 89세로 중심을 잡고 계신 것이다. 우연찮게 비 오는 날 달리다가 나도 함께 참석했던 적이 있는데 그날 따뜻한 차도 얻어 마시며 잠시나마 함께 어르신들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 갔던 적도 있었다.
아침에 달리기를 하다가 만나면 매번 사진을 함께 찍는데 ‘뭐하려고 사진을 자꾸 찍어?’ 하시면서도 머리카락을 가지런히 하시는 것은 물론이고 모자까지 반듯이 고쳐 쓰신다. 이제는 아침에 만나면 당연히 사진 찍을 줄 알고 멀리서부터 자세를 곤두세우고 달려오신다. 앞으로도 더욱 건강하게 달리기를 하시고 친구분들과 동요도 부르며 일상을 즐겁고 행복하게 누리시기를 기원하면서 자랑의 끄나풀을 튼튼하게 엮어본다.
정희순(이어도지키기 운동본부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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