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어두면 ‘무적권’ 돈복사 두바이 부동산…이제는 끝물인가 [파일럿 Johan의 아라비안나이트]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경제방에서 자주 나오는 대화다. 한국 부동산 규제와 세금 부담에 지친 투자자들 사이에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필자에게도 “두바이 부동산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이 부쩍 늘었다.
하지만 두바이 부동산이 정말 황금알을 낳는 거위일까. 10년 가까이 두바이에서 살면서 주변 한국인들의 부동산 투자 희비를 지켜봤다. 대박을 친 사람도 있지만 낭패를 본 사람도 적지 않다. 이번 화에서는 현지 부동산 전문가 인터뷰를 바탕으로 지난해 시장 총평부터 올해 전망, 그리고 투자 전 반드시 알아야 할 빛과 그림자까지 냉정하게 들여다본다.

두바이 부동산 업체 하우스앤하우스(haus&haus)의 박지은 시니어 투자 컨설턴트는 “2025년은 역대급 기록을 남긴 해”라고 평가했다. “오프플랜 중심의 성장이 두드러졌고, 기존주택 시장도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함께 받쳐주면서 매우 탄탄했습니다.”라는 설명이다. 특히 빌라 가격이 아파트보다 가파르게 올랐는데, 그는 “이는 가족 단위 이주와 실거주 수요가 시장을 지탱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금리 인상 기조 속에서도 실거주 수요와 글로벌 자본 유입이 꾸준히 이어졌습니다. 러시아·유럽·아시아 자본뿐 아니라 중동 내 자산가들의 유입도 눈에 띄었고, 두바이가 단기 트렌드가 아닌 중장기 투자처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세금 완전 면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 거주자라면 해외 부동산 취득 사실을 국세청에 신고해야 하고, 임대소득은 종합소득세 과세 대상이 된다. 두바이에서 세금을 안 낸다고 끝이 아니라는 얘기다.
제도적 안전장치는 잘 갖춰져 있다. 오프플랜 분양대금은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되어 프로젝트 진행 상황에 따라서만 개발사에 지급된다. 글로벌 기준으로 봐도 평균 6~7%의 임대수익률은 나쁘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부동산 거래에서 가장 많이 받는 민원도 중개 과정에서의 정보 불일치와 사후 관리 문제다. 헨리장 대표는 “투자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은 ‘누구를 믿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점”이라며 “계약 전 브로커 자격과 실적을 반드시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디벨로퍼 선택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같은 지역이라도 디벨로퍼에 따라 퀄리티 편차가 크다는 것. 에마르(Emaar)나 소브하(Sobha) 같은 대형 개발사와 중소 개발사의 완공 품질은 하늘과 땅 차이인데, 분양 브로셔만 봐서는 이 차이를 알기 어렵다.
서비스 차지(관리비)도 자주 놓치는 함정이다. 연간 2만 디르함(약 700만원)인 곳이 있는가 하면 8만 디르함(약 3000만원)을 넘는 곳도 있다. 표면적인 임대수익률이 7%라도 관리비를 빼면 실질 수익률이 4~5%로 뚝 떨어질 수 있다.

2026년 한 해에만 두바이에 약 12만 가구의 신규 주택이 공급될 예정이다. 코트라 두바이 무역관에 따르면 2027년까지 약 24만 가구가 신규 공급되며, 이 중 80%가 아파트다. 피치 레이팅스(Fitch Ratings)는 공급 증가에 따라 올해에는 10~15% 가격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두바이 아라코부동산의 최은정 컨설턴트는 올해 핵심 키워드로 ‘속도 조절 속 질적 성장’을 제시했다. “단기간 급등보다는 지역별·상품별로 선별적인 상승이 예상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익률보다 안정성과 커뮤니티 완성도가 더욱 중요해지는 흐름입니다.”
그는 “공급 과잉 우려는 어느 정도 사실이지만 시장 전체가 일괄 하락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두바이는) 여전히 강한 인구 유입이 이어지고 있고, 실수요 기반의 시장 구조가 점점 강화되고 있다. 가격 조정이 일어난다면 그 대상은 ‘퀄리티가 떨어지는 자산’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종합하자면 두바이 부동산은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이제는 더이상 ‘아무 데나 사면 오르는 시장’은 아니고, 투자자는 숫자뿐 아니라 그 지역의 미래 모습과 생활 가치를 함께 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 도움말 및 참고자료 = 코트라 두바이 무역관, 헨리장(장문걸) 베일루프로퍼티 대표, 박지은 haus&haus 시니어 투자 컨설턴트, 최은정 아라코 부동산 투자 컨설턴트, 피치 레이팅스(Fitch Ratings), 두바이 토지부(DLD), 두바이 부동산규제청(RERA) 자료 종합
[원요환 UAE항공사 파일럿 (前매일경제 기자)]
john.won3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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