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TV 집어삼킨 中…LCD 넘어 韓 OLED 생태계도 ‘흔들’

이광영 기자 2026. 1. 27.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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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TV 제조사 TCL이 소니 TV·오디오 사업을 흡수한 새로운 합작법인을 세운다. 소니 브랜드의 영상 처리 기술, 글로벌 유통망에 TCL의 생산 능력과 패널 공급망을 더해지면 세계 TV 시장에서 중국산 TV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삼성과 LG 중심으로 형성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생태계까지 흔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소니 브라비아 XR8B 65인치 클래스 OLED 4K HDR 구글 TV / 소니

27일 업계에 따르면 TCL은 소니와 설립한 합작 회사의 지분 51%를 확보해 경영권을 쥐게된다. 소니는 49%를 보유하면서 기존 '소니'와 '브라비아' 브랜드를 유지하되, 개발·설계부터 제조·판매·물류까지 글로벌 운영을 합작사에 넘기는 구조다.

양사는 3월 말까지 최종 계약을 마무리한 뒤 2027년 4월 공식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실상 소니가 60여 년간 이어온 TV 제조 역사에 마침표를 찍고, TCL이 소니 TV 사업을 흡수하는 구도다.

세계 시장에서 TCL의 위상은 점차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세계 TV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삼성전자 17.9%, TCL 14.3%, 하이센스 12.4%, LG전자 10.6% 순이다. 소니는 매출 기준 점유율이 5위(4.2%)에 그쳤다. 출하량 기준(1.7%)으로는 10위권 밖이다. 다만 TCL이 소니의 물량과 매출을 상당 부분 흡수하면 출하량 점유율은 16% 안팎으로 삼성전자를 턱밑까지 추격할 수 있다. 매출 기준으로는 LG전자를 제치고 2위권에 오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OLED를 비롯한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도 'TCL·소니 연합'의 존재감은 커질 수 있다. 옴디아 집계에 따르면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소니는 매출 기준 15.7%를 기록해 삼성전자(53.1%), LG전자(26.1%)에 이은 3위다. OLED TV만 놓고 보면 LG전자·삼성전자가 합산 80% 이상을 차지하고, 소니가 55·65·77인치 라인업을 바탕으로 매출 기준 10.2%로 3위다.
TCL은 다양한 크기의 SQD(슈퍼 퀀텀닷) 미니 LED 라인업을 대거 전시했다. / 이선율 기자

업계에서는 TCL이 소니의 화질 처리·색 재현·영상 알고리즘 등에서 축적한 기술을 흡수하면서 프리미엄 TV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TCL이 프리미엄 시장에서 약점으로 지적돼 온 '저가' 이미지를 보완하고, 소니는 TCL의 대규모 생산 인프라를 활용해 원가 부담을 줄일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소니의 영상 처리·튜닝 기술이 TCL의 중·대형 미니LED·OLED 기반 하드웨어와 결합한다면 '가성비'와 '정교한 화질'이 동시에 가능한 제품이 나올 수 있다"며 "소니가 그동안 생산비 부담으로 확대하지 못했던 중저가 OLED 라인업을 소니·TCL 합작사 체제에서 보다 넓힐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양사의 합작은 TV 완제품 시장뿐 아니라 미래 디스플레이 생태계에도 적잖은 파장을 예고한다. CSOT는 8.6세대 잉크젯 프린팅 OLED 라인을 구축 중이며 2027~2028년 양산이 목표다. 향후 소니 TV의 OLED 패널이 삼성디스플레이(QD-OLED)와 LG디스플레이(W-OLED)에서 CSOT 공급망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와 옴디아 등에 따르면 2024년 매출 기준 국적별 OLED 점유율은 한국이 67.2%로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33.3%로 2위였다. 중국은 2023년 대비 7.6%포인트 상승하며 한국과 격차를 좁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SOT가 소니가 가진 확실한 수요처를 기반으로 대형 OLED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일 경우, 한국이 독점해온 대형 OLED 생태계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며 "LCD 시장을 중국에 내준 전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중소형뿐 아니라 대형 OLED에서도 기술 격차를 유지하는 것이 과제다"라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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