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민단속 비판 확산에 한발 후퇴… 책임자 교체·조사 수용으로 수습

백윤미 기자 2026. 1. 27. 08:0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네소타주에서 진행해오던 강경한 시위 진압과 불법 이민자 단속 기조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방 요원의 총격으로 미국 시민권자가 숨진 사건 이후 여야를 가리지 않고 비판과 우려가 확산되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각) 현장 이민 단속 책임자를 교체하고, 이번 총격 사망 사건에 대한 연방 차원의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반정부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위기감을 느낀 데 따른 대응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 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오늘 밤 톰 호먼을 미네소타로 파견한다”며 “그는 이 지역에 직접 관여해오지는 않았지만, 현지 인사들을 잘 알고 있고 나에게 직접 보고할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톰은 강경하지만 공정하다”고도 덧붙였다.

호먼은 백악관 ‘국경 차르’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인 국경 보호와 이민 단속을 총괄하는 인물이다. 그의 파견은 미네소타 현장에서 단속을 지휘해온 그레고리 보비노 국경순찰대장의 폭력적 단속 방식에 대한 비판이 커진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보비노 대장은 전날 미니애폴리스에서 국경순찰대 요원의 총격으로 37세 미국인 간호사 알렉스 프레티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는 프레티가 아니라 내 대원들”이라고 주장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CNN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보비노 대장을 포함한 일부 요원들이 미네소타를 떠나 각자의 관할 구역으로 복귀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현장 책임자가 백악관 고위 당국자로 교체되는 것은 백악관이 직접 상황을 통제하고 사태를 진정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그동안 연방 이민 단속을 강하게 비판해온 민주당 소속 팀 월즈와 통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매우 좋은 통화를 했고, 사실 비슷한 관점과 생각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며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즈 주지사에게 우리가 원하는 것은 미네소타에 있는 모든 범죄자라는 점을 전했다”며 “주지사는 이를 이해했고, 호먼이 미네소타로 가는 것에 대해 기뻐했다. 나 역시 그렇다”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총격 사망 사건에 연루된 연방 요원에 대한 조사도 수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수사가 계속 진행돼 사실에 따라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레빗 대변인은 “국토안보수사국(HSI)과 연방수사국(FBI)이 활발히 수사 중이며, 세관국경보호국(CBP)도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대통령은 수사에 매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국토안보부가 사건 직후 ‘프레티가 반자동 권총을 소지한 채 국경순찰대 요원들에게 접근했다’고 발표했으나, 이후 공개된 영상에서 프레티가 이미 제압된 상태에서 총격을 당한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나오며 논란이 커진 점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현장 책임자 교체와 주지사와의 협력, 총격 사건 조사 수용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취해온 미네소타 관련 강경 입장에서 상당 부분 후퇴한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말 미네소타주에서 발생한 연방 보조금 횡령·사기 의혹 수사와 병행된 강경 이민 단속을 적극 옹호해왔다.

그는 그동안 이민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에 대해 월즈 주지사와 제이콥 프레이 미니애폴리스 시장 등 민주당 인사들이 조직화된 시위대를 선동하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그러나 이번 총격 사망 사건 이후 민주당 출신 전직 대통령들이 ‘저항’을 촉구하고, 공화당 내부에서도 폭력적 단속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정치적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특히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네소타가 ‘정치적 뇌관’으로 부상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수습 국면 조성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도 총격 사망 사건과 관련해 “모든 것을 조사하고 있다”며 구체적 시점은 밝히지 않은 채 이민 단속 요원 철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