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맹국 맞아?” 나토 가입국 유학생들에 물어보니…[그린란드의 비밀③]

박정원 2026. 1. 27.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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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네덜란드인 75%
"네덜란드 경제에 악영향 끼치더라도
트럼프 관세 정책에 되갚아줘야 한다"
독일 출신 서울대 대학원생
“트럼프는 너무 많은 권력을 쥔 덩치 큰 어린 아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린란드 / 게티이미지

그린란드를 두고 유럽과 미국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럽연합(EU) 국가들을 압박하며 그린란드에 대한 영유권 확보 의지를 보이는 상황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그린란드를 지키기 위한 군사훈련도 검토 중이다.

그렇다면 나토 회원국 국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공부한 나토 회원국 출신 학생들의 입장은 엇갈렸다. 트럼프의 행보에 충격을 받은 이들이 있는 반면 이번 사태에 무덤덤한 학생들도 있었다. 

그린란드에서 덴마크 국민들이 "그린란드는 사고파는 땅이 아니다"라고 쓰여진 피켓을 들고 시위 중이다 / AFP


   “미국 행보에 배신감” vs “피해는 미국인에게 돌아갈 것”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 중인 덴마크 출신 마스 페데르센은 “덴마크가 미국으로부터 기습공격을 당했다”고 분노했다. 현지 거주 중인 덴마크인들이 미국으로부터 배신당했다고 느끼는 분위기도 함께 전했다. 오랫동안 미국이 원하는 대로 다해줬는데 묻지도 않고 그린란드 영토를 탐낸다는 게 그 이유다. 

그는 “예전에는 트럼프가 말로만 겁을 주는 줄 알았는데 베네수엘라에서 마두로를 체포하는 것을 보고 이게 현실이구나 느꼈다”며 “트럼프 옆에 ‘제정신’인 사람이 있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그럴 일 없다는 것을 알기에 걱정은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네덜란드 출신 J 씨는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국제협력을 전공했다. J 씨는 “그 화려한 칩 기계들이 미국에서 10% 더 비싸지겠네”라고 말했다. 결국 피해는 미국인들이 볼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네덜란드 반도체 회사 ASML은 전 세계에서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핵심 장비를 만드는 ‘슈퍼을(乙)’로 통한다. 미국이 네덜란드에 관세를 매기면 ASML 장비는 더 비싸진다. 

그는 “이것은 유럽의 많은 국가들에 해당된다. 우리는 미국에 곡물을 수출하는 것이 아니다. 산업 물품들은 대체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다만 군사동맹 관계라는 점을 강조하며 미국을 두둔하는 발언도 했다. J 씨는 “여전히 최대 적국은 러시아”라며 “미국이 유럽을 진짜로 습격하겠나.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있겠지만 암스테르담에 미국 폭탄이 떨어지는 장면은 상상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네덜란드 사람들이 미국을 동맹국으로 여기지 않지만 위험하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이렇게 되면 미국이 러시아보다 더 큰 적국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난 아직 그렇게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프랑스 출신의 P 씨는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6개월간 교환학생을 지냈다. 그는 이번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완전히 미쳤고 그냥 엉망진창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덴마크와 독일이 미국에 너무 크게 의존하기로 결정했다”며 두 국가를 질타했다.

그는 “나토는 그렇게 좋은 군사동맹이 아니다. 이미 한 회원국이 동맹국을 위협하고 있다”며 큰 불만을 드러냈다. 또 “중국이나 일본이 한국에 제주도를 갑자기 달라고 요구하는 격”이라며 격분했다. 프랑스는 워낙 사람마다 의견이 다양해 그의 의견이 프랑스인들을 대변하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국제협력을 전공한 독일 출신 J 씨는 트럼프를 “너무 많은 권력을 쥔 덩치 큰 어린애”에 비유했다. 그는 자국에 대한 비판도 했다. 그는 “독일은 그냥 엉망이다. 유럽 동맹인척하면서 미국에 너무 굽신거린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도 미국에 압력을 충분히 가할 수 있다. 군사적으로가 아니라 재정적으로”라며 미국에 대해서도 확고한 입장을 보였다.

상황이 악화하자 가족에 대한 걱정도 표했다. J 씨는 “나는 한국에 있지만 독일에 거주 중인 나의 가족이 걱정된다”며 “미국은 정치인들이 항상 나라를 망치고 있다. 예전에는 가고 싶었지만 이제는 트럼프 때문에 가기 싫어졌다”고 강조했다. 

유럽인들에게 최대 적국은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러시아다. 다만 최근 트럼프의 행동으로 미국이 이에 못지않은 적국으로 여겨지고 있다. 네덜란드 언론 엔반다그에 따르면 네덜란드인 75%가 미국을 현재 가장 큰 위협으로 여기며 트럼프의 위협에 맞대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설령 네덜란드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지라도 그들은 유럽이 트럼프 관세정책에 대해 되갚아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정원 인턴기자 jason2014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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