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치즈 가리지 말고 단백질 섭취 2배로 늘려라”⋯‘저탄고단’ 美 새 식생활 지침, 한국은?

최지연 2026. 1. 27.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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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단 대전환, 무엇을 먹으라는 건가] <중> 단백질 섭취량, 더 늘려도 괜찮은가
최근 미 정부는 새 식단 가이드라인(DGA)을 발표하며 붉은 고기, 유제품 등을 통해서도 단백질 섭취량을 이전보다 더 늘릴 것을 권장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매 끼니 단백질 식품을 우선적으로 섭취하라."

이달 초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2025~2030년 식단 가이드라인(DGA)은 '건강한 지방'과 함께 '단백질' 섭취를 특히 강조했다.

새 가이드라인은 달걀과 가금류(닭고기, 오리고기 등), 해산물, 각종 콩류와 견과류, 씨앗류 등 식물성 단백질 식품은 물론 붉은 고기, 유제품 등 동물성 단백질 식품을 통해서도 단백질 섭취를 적극 장려했다. 단백질 권장 섭취량도 대폭 늘렸다. 체중 1kg당 하루 1.2~1.6g의 단백질을 섭취할 것을 권장했다. 이는 이전 일일 권장 단백질 섭취량(0.8g)보다 2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반면 탄수화물 권장량은 상대적으로 줄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곡류(grain)를 충분히 섭취하라"며 1일 6~11회 곡류 섭취를 권장했다면, 이번 식단 지침 개정안에선 곡류 중에서도 빵이나 시리얼, 파스타 등 정제 탄수화물 섭취는 제한하고, 통곡물(whole grain) 위주로 1일 2~4회 섭취할 것을 제안했다.

박용우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는 과거 식단 가이드라인에 실렸던 '마이 플레이트(my plate)' 구성과는 확연히 다른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마이 플레이트는 2010~2015년 제7차 식단 가이드라인에 실렸던 이미지로, 곡물과 채소·단백질·과일을 거의 같은 비율로 담고 유제품은 소량 섭취하는 방향을 제안한 가이드라인이다. 반면 새 식단 지침에 실린 식품 피라미드에선 붉은 고기와 치즈, 전지방 우유 등 단백질 및 포화지방 음식이 제일 상단에, 통곡물은 제일 하단에 배치됐다.

2010~2015 제7차 DGA에 공식 발표됐던 '마이 플레이트(my plate)'(왼쪽)와 2025~2030 제10차 DGA 개정안에 제시된 '식품 피라미드' 이미지. 사진=미국 농무부(USDA) 자료

<상> 포화지방과의 전쟁 종식 선언, 왜?

<중> 단백질 섭취량, 더 늘려도 괜찮은가

<하> 천연 재료 위주의 '진짜 음식'으로 돌아가라

단백질 섭취가 이전보다 더 강조된 이유는 무엇일까. 새 식단 지침에 제시된 최소 단백질 권장 섭취량은 적정 수준일까. 코메디닷컴이 박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관련 내용을 짚어봤다.

단백질 섭취, 나이들수록 더 섭취해야 근손실 예방할 수 있다

단백질 섭취를 강조한 이번 개정안을 두고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은 붉은 고기를 통한 단백질 섭취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미국인들은 이미 단백질 섭취를 충분히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실제 미국 내 통계에 따르면 성인 31~59세 하루 단백질 섭취량은 남성은 체중 1kg당 하루 1.15~1.25g, 여성은 0.90~0.95g이다. 이미 남녀 모두 기존 단백질 섭취 권장량(0.8g/kg)을 초과해 섭취하고 있었다. 박 교수는 "기준치가 1.2~1.6g으로 바뀌더라도 미국 30~50대 남성은 이미 적정량을 섭취하고 있는 셈"이라며 "여성은 이전보다 단백질 섭취량을 더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용우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가 20일 코메디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새 식단 가이드라인(DGA)의 주요 개정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장자원 기자

박 교수는 "하루 최소 단백질 섭취량은 (체중 1kg당) 0.8g보다 많아야 한다"며 "특히 노년층은 단백질을 지금보다 더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65세 이상 노년층은 남성의 경우 권장량을 가까스로 맞춰 섭취하고 있고, 여성은 그에 못 미치게 섭취하고 있다"며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있는 오늘날 근감소증, 골다공증 등을 예방하기 위해선 단백질 섭취량을 지금보다 더 늘리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단백질, 하루 총 섭취 칼로리의 10~20%는 섭취해야

한국 상황도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의 단백질 섭취 권장량은 체중 1kg당 0.91g로, 미국의 이전 최소 권장량(0.8g)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국민건강영양조사 등에 따르면 2010~2019년 한국 성인의 약 30~40%는 단백질 섭취량이 이 권장량에도 못 미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5세 이상 노년층은 절반가량이 최소 권장 섭취량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보건복지부는 '2025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개정안에서 하루 총 소비 칼로리 대비 단백질 섭취 적정 비율을 7~20%에서 10~20%로 상향 조정했다. 근손실 방지, 노화 예방, 면역력 증진 등을 고려해 단백질 섭취 최소 기준을 높인 것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하루 2000kcal 섭취한다고 가정했을 때 적정 단백질 섭취량은 약 50~100g 정도다. 매끼 달걀이나 닭가슴살, 생선, 두부, 유제품 등을 조금씩 조합하면 권장 섭취량을 충족할 수 있다. 다만 돼지고기 등 붉은 고기, 치즈 등 단백질 밀도가 높은 음식, 동물성 단백질 식품은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으므로 과하게 섭취하지 않도록 조절이 필요하다.

최지연 기자 (medlima@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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