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원조’ 유럽도, 사고났던 美·日도 원전 건설로 돌아서

이영빈 기자 2026. 1. 27.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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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伊·獨 등 원전 폐기 뒤집어
中은 “2035년까지 150기 짓겠다”
사진은 새울 3, 4호기 원전 건설 전경/원자력안전위원회

정부가 신규 원전 2기와 SMR 1기 건설을 확정한 것은 전 세계적인 ‘원전 르네상스’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한때 안전을 이유로 원전을 배척했던 국가들도 AI(인공지능) 확대로 인한 전력 수요 폭증과 탄소 중립이라는 현실적 난제 앞에서 원전으로 회귀하고 있다.

‘원전 유턴’ 현상이 가장 극적으로 나타나는 곳은 유럽이다. 대표적인 환경 선진국이자 재생에너지 강국 스웨덴은 지난해 40여 년간 유지해 온 ‘원전 금지법’을 전격 폐지했다. 향후 12년간 2200억 크로나(약 35조원)를 투입해 최대 10기의 원전을 새로 짓겠다고 발표했다. 해상풍력을 중심으로 전력 수요의 90% 이상을 충당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폭증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계산이 섰기 때문이다.

그래픽=백형선

세계 첫 ‘탈(脫)원전 국가’였던 이탈리아도 원전 폐쇄 25년 만인 지난해, 원자력 사용을 다시 허용하는 법안을 제정했다. 탈원전의 상징과도 같았던 독일도 집권 기민당(CDU) 연합이 ‘폐쇄된 원전의 재활용’을 공약으로 내거는 등 기류가 급변하고 있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해 줄 원자력의 중요성이 오히려 더 커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대형 원전 사고를 겪었던 미국과 일본도 트라우마를 딛고 실리를 택했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멈췄던 원전 시계를 다시 돌리기 시작했다. 도쿄전력은 지난 21일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 6호기를 후쿠시마 사고 이후 15년 만에 재가동했다. 현재 8.5% 수준인 원전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미국은 지난 1979년 노심 용융 사고가 발생했던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섬 원전을 45년 만에 재가동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상징적 조치다. 미국은 이를 넘어 2030년까지 신규 원자로 10기를 더 짓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원자력 강국들은 더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2035년까지 원전 150기를 새로 짓겠다는 계획 아래, 매년 최소 6~8기의 신규 원전 건설을 승인하고 있다. 56기의 원전을 운용하는 원자력 강국 프랑스도 2050년까지 최대 14기의 신규 원자로를 건설하겠다는 장기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심형진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한국은 국토 면적이 좁아 에너지원 선택의 여지가 크지 않다”며 “폭증하는 전력 수요를 원전 없이 감당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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