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코스닥… 제약·바이오가 이끌고 정책이 밀고
지난 22일 대형주 위주의 코스피가 5000 선을 돌파한 뒤, 2거래일 만에 중소형주 위주의 코스닥 지수도 1000 선을 넘어서며, 이른바 ‘천스닥 시대’ 문을 다시 열었다. 26일 코스닥은 전날보다 7.09% 급등하며 1064.41에 마감했다. 코스닥이 종가 기준 1000을 넘어선 것은 2022년 1월 5일(1009.62) 이후 약 4년 만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이 많은 코스피 시장으로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우리나라 중견·중소기업들이 일궈낸 값진 성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7개월 만에 40% 넘게 올라
코스닥 지수는 지난 1996년 7월 1일 출발했다. 정보통신(IT) 닷컴 버블이 한창이던 2000년 3월 3000선에 육박했지만, 거품이 꺼지면서 500대까지 내려앉았다. 또 글로벌 금융 위기 때인 2008년 10월에는 200대까지 떨어졌고, 2021년이 돼서야 바이오와 2차전지 등의 강세에 힘입어 다시 1000선을 돌파했다. 이후 4년여 동안 600~900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시 상승세를 탔다. 작년 6월 초 이재명 정부 출범 당시 750선에 머물렀지만, 이후 40% 넘게 오르며 1000선을 넘어섰다.
2000년 12월 30조원이던 코스닥 시가총액은 2010년 말 96조원, 2020년 말에는 370조원으로 불어났다. 작년 12월에는 500조원을 돌파했다.
◇제약·바이오 이끌고, 정책 뒷받침
코스닥 시장 상승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축적된 제약·바이오 업종 실적 향상에 영향을 받았다. 알테오젠 등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대형 기술 수출 계약을 따내고 주가를 밀어 올렸다. 코스닥 대장주인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98.6% 상승했다.
코스닥 시장에 우호적인 정책이 꾸준히 등장한 것도 한몫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코스닥을 비롯한 우리 증시를 반드시 살려내겠다”고 했고, 금융 당국은 작년 말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비율을 3%에서 5%로 상향하는 등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대책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출범시킨 ‘코스피5000특별위원회’는 최근 ‘코스닥 3000’을 다음 목표로 제시했다. DS투자증권 김현지 연구원은 “이 대통령과 코스피5000특위가 코스닥 3000 목표 달성을 제시한 점이 최근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여기에 정부가 향후 5년간 150조원 규모로 조성하는 ‘국민성장펀드’의 자금 등이 코스닥 상장 기업으로 흘러들어간다는 기대감도 시장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강진혁 연구원은 “국민성장펀드는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포진한 바이오·백신, 2차전지, 로봇 등을 지원하는데, 중소·중견 협력사 등 코스닥 상장사에 수혜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코스피 시장에 퍼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이 코스닥 시장으로 옮겨붙은 점도 호재다. 이오테크닉스, 티에프이 등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코스닥 내 HBM(고대역폭 메모리) 장비·부품 기업 주가가 코스피 대형주 상승과 맞물려 상승했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올해 코스닥 1000시대는 정부의 정책 의지와 풍부한 대기 자금, 첨단 산업의 실적 향상이 결합한 결과물”이라고 분석했다.
◇개인 투자자 쏠림 등은 걸림돌
그러나 사상 최고점(2834.40·종가 기준)과 비교하면 코스닥은 여전히 3분의 1 수준이다. 또 투자자 가운데 개인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점도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코스닥 시장(거래량 기준)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79%로, 코스피(약 67.3%)보다 10%포인트 이상 높다. 이 때문에 중장기 실적이나 기업의 기초 체력보다 단기 재료와 가격 변동에 따라 매매가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등의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올해 안으로 예정된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 알테오젠의 코스피 시장으로의 이전은 향후 코스닥 시장을 위축시킬 전망이다. 한 코스닥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나 셀트리온, 카카오 등이 코스닥에 남아 있었다면 코스닥은 진작 1000을 넘고도 남았을 것”이라며 “알테오젠의 이전 상장 또한 코스닥 시장을 흔들 수 있는 사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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