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한 러시아 월드컵 퇴출됐는데…그린란드 노리는 미국은?”
관계자들 비공식적 논의 알려져
인판티노·트럼프 ‘긴밀’ 비판도

“러시아는 즉각 퇴출됐는데, 왜 미국은 예외가 될 수 있는가.”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유럽 축구계에서 보이콧 가능성이 거론된다. 영국 ‘가디언’은 최근 보도에서 “이 물음은 단순한 가정이 아니라, 최근 유럽 축구계 내부에서 실제로 공유되고 있는 문제의식”이라고 밝혔다.
유럽 축구계가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국제 축구의 최근 전례 때문이다.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국제 축구계는 빠르게 움직였다. 다수 국가가 러시아와 치르는 경기 자체를 거부했고, 그 결과 러시아는 월드컵과 유럽 대회에서 사실상 즉각 배제됐다. 당시 결정의 명분은 분명했다. 군사적 행동과 국제질서 위반은 축구의 중립성으로 덮을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이 전례는 지금 유럽 축구계의 판단 기준이 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덴마크령 그린란드와 관련해 강경한 발언을 이어가면서, 만약 외교적 긴장이 실제 군사적 행동으로 이어질 경우 같은 잣대를 적용하지 않을 이유가 있는가라는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월드컵 개최국이라는 이유로 미국이 예외가 된다면, 국제 축구의 원칙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최근 유럽 각국 축구협회 관계자들은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이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론이 내려진 것은 아니지만,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준비는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평가된다. 일부에서는 유럽축구연맹(UEFA) 차원의 공동 입장 정리 필요성도 거론된다. 개별 국가의 판단에 맡길 사안이 아니라는 뜻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태도도 유럽 입장에서는 불만스럽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최근 1년여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 사태 당시 FIFA는 “정치와 무관하다”는 태도를 오래 유지하지 못했고, 결국 국제 압박에 따라 결정을 내렸다.
현 단계에서 월드컵 보이콧은 어디까지나 가정이다. 월드컵은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막대한 산업이자 외교 무대인 만큼, 단번에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는 현실도 분명하다.
그러나 러시아를 퇴출시킨 기준이 아직 유효하다면, 그 기준은 모든 나라, 월드컵 개최국도 예외 없이 적용돼야 한다는 논리가 지배적이다. 가디언은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질문들이 이제는 피할 수 없는 논의가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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