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며 머무는’ 모델로...교육·연구·창업 잇는 제주형 런케이션 확산

박성우 기자 2026. 1. 26.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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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광대 RISE사업단 'K-런케이션' 성과 공유...플랫폼 고도화 추진
제주관광대학교 RISE사업단은 26일 메종글래드제주 크리스탈홀에서 '글로벌 K-교육·연구 런케이션 성과 공유회'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제주관광대학교 RISE사업단이 글로벌 런케이션 성과를 한자리에 모았다. 교육·연구·창업·지역산업을 연결한 '제주형 런케이션' 모델의 실험 결과를 공유하고, 로컬과 글로벌을 병행하는 확산 전략과 향후 과제를 제시했다.

사업단은 26일 메종글래드제주 크리스탈홀에서 '글로벌 K-교육·연구 런케이션 성과 공유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제주특별자치도와 도내 산업체, 유관기관, 글로벌 런케이션 참여 대학 및 연구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사업(RISE)의 주요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RISE 사업을 통해 추진된 글로벌 K-교육·연구 런케이션 플랫폼 조성 사업의 한해 운영을 되돌아보고, 교육, 연구, 창업, 지역산업이 연계된 제주형 런케이션 모델의 확산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실제 행사장에는 인재·교육·연구·창업 연계 대학 거점사업, 대학 주도의 사회혁신 및 미래 변화 대응 사업 등 RISE 주요 사업 성과가 LED 영상과 전시 콘텐츠를 통해 소개됐다.

이번 성과공유회는 단위 사업 중심으로 축적된 런케이션 성과를 체계적으로 공유함으로써, 제주형 글로벌 런케이션 모델의 성과를 대내외에 확산하고 향후 정책·사업 연계 기반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남긴다. 다양한 주체가 참여한 협력 성과를 공유하며, 지속 가능한 글로벌 런케이션 협력 네트워크 구축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이기도 하다.

사업단은 성과의 핵심으로 '런케이션'을 꼽았다. 런케이션이란 '배움'을 뜻하는 러닝(Learning)과 '방학·휴가'를 뜻하는 베케이션(Vacation)의 합성어로, 학습과 휴가를 결합한 체류형 관광 모델을 뜻한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국제적 접근성, 관광 인프라를 갖춘 제주는 런케이션 수요의 최적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사업단은 지난 한 해 동안 '체류형 CETO(Connect–Experience–Train–Operate)'를 키워드로 내걸고 다양한 런케이션 사업을 진행했다. 

제주의 지역성과 특수성을 반영해 K-푸드로의 확장 가능성을 내비친 '푸드 런케이션', 독일·태국·일본·베트남·중국 등의 청년들이 직접 제주 곳곳을 둘러보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한 '글로벌 UNIFORCE2025' 사업을 비롯해 전국의 커피인들이 기술력과 창의력을 겨루는 국내 대표 커피 경연대회인 '2025 커피 마스터 챔피언십' 등이 대표적이다.
제주관광대학교 RISE사업단은 26일 메종글래드제주 크리스탈홀에서 '글로벌 K-교육·연구 런케이션 성과 공유회'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 CETO로 만든 '제주형 런케이션' 실험...교육·연구·산업 잇는 체류형 모델

푸드 런케이션 사업을 이끈 이우승 호텔조리과 교수는 제주의 원재료를 활용한 산업 확장 가능성을 제시했다. 제주관광대는 이 사업을 통해 제주를 대표하는 '오름'을 형상화 한 초콜릿 제품을 개발했다.

이 교수는 원료를 차별화함에 있어 제주의 정체성을 담는 것을 최우선 가치에 뒀다고 회고했다. '제주 오름 초콜릿'은 제주의 메밀과 말차를 원 재료로 한다. 숙성·건조와 미세 분말화 등의 공정을 통해 메밀의 폿내와 텁텁함을 줄이며 영양 성분 손실을 최소화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박람회 참여를 통해 시장 반응을 확인했고, 국내 대기업과 해외 바이어의 높은 관심이 이어졌다"며 "제주의 가치를 담은 K-푸드 개발을 통해 지역 원물의 고부가가치 브랜드화, 산업 육성, 관광 연계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 효과를 제시했다.

김준오 창업마케팅학과 교수가 주도한 'GLOBAL UNIFORCE 2025'는 제주 로컬자원을 기반으로 체류형 런케이션 모델을 적용해, 다국가 대학 교수진과 학생들 간 '창업 교류'와 '현장 교육'을 통합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제주를 창업 교육의 글로벌 메카로 발전시키는 데 목적을 뒀다.

프로그램은 교수·학생 트랙으로 나눠 운영했다. 교수 트랙에서는 글로벌 창업 교육 발전을 위한 공동연구 제안 워크숍과 우수사례 공유를 진행했고, 학생 트랙은 자국에서 준비한 발표를 제주 현장 탐방 이후 수정·보완해 최종 발표까지 이어졌다.

김 교수는 "각 국가의 지역 사회 문제를 제주 현장의 아이디어를 통해 벤치마킹하는 구조가 핵심 경쟁력"이라며 "체류기간 확산을 위해서는 다른 단위 과제와의 연계를 강화하는 등 보다 명확한 역할 재정립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제언했다.
제주관광대학교 RISE사업단은 26일 메종글래드제주 크리스탈홀에서 '글로벌 K-교육·연구 런케이션 성과 공유회'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이소윤 호텔관광과 교수는 산업체와 학계 전문가가 참여한 관광학 연구 세미나를 통해 청년 정주를 위한 환경과 조건을 논의했고, 정주 의지를 가능케 하는 요인을 도출해 연구모델을 구축하는데 초점을 뒀다.

이러한 배경에서 현실화된 '2025 커피 마스터 챔피언십'은 전국의 커피인들의 기술과 창의력을 겨루는 장을 제주에서 여는 행사다. 미식·커피 문화가 관광의 중요한 동력이 되는 흐름 속에서 대회 자체를 하나의 체류형 학습 경험으로 확장시킨 시도다.

이 교수는 "관광학 연구 프로그램과 커피 마스터 챔피언십 등은 교육, 연구, 산업의 접점을 넓혀나가는 실험이라는데 의미가 있다"며 "제주는 교육과 산업 이벤트를 결합해 '머무르는 이유'를 계속 만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 "평생교육 관점 전환"...지역 가치 재발견하는 제주형 런케이션 

진희종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 원장은 '제주형 런케이션 운영 성과와 향후 과제' 주제 발표에 나섰다.

진 원장은 "과학과 기술의 대전환과 지구촌 생태 위기를 맞고 있는 현 시점에서 교육의 개념을 확장함과 동시에 교육과 학습과의 관계를 재고함으로써 평생교육에 대한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전제했다.

특히 제도권 안에 머무는 '교육(Education)'에서 벗어나 직접 경험하고 익히는 '학습(Learning)'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배우며 경험하는 런케이션이야 말로 제주사회가 지향해야 하는 모델이라는 제언이다.

특히 점차 세계로 뻗어나가는 제주의 가치를 되살리기 위해 로컬 런케이션과 글로벌 런케이션의 병행 모델을 제시했다. 

진 원장은 런케이션의 시사점으로 △지역 내재적 가치 재발견 △지역사회 활성화 모멘텀 △새로운 전문 일자리 창출 △가족 단위 프로그램 효용성 △평생교육 개념의 확장 필요성 등을 제시했다.

그는 런케이션이 지역의 역사·문화·자연·산업 등 '제주가 가진 자산'을 학습의 내용으로 다시 읽어내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지역 내재적 가치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체류형 프로그램 운영 자체가 사람과 활동을 지역으로 끌어들이며 지역사회 활성화로 작동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주관광대학교 RISE사업단은 26일 메종글래드제주 크리스탈홀에서 '글로벌 K-교육·연구 런케이션 성과 공유회'에서 발표하고 있는 진희종 제주평생교육진흥원장. ⓒ제주의소리

또 운영·기획·콘텐츠 개발 등 현장 기반 역할이 늘어나는 만큼 새로운 전문 일자리 창출 가능성을 언급했다. 아울러 개인 참가자 중심을 넘어 가족 단위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효용성을 짚었다.

그러면서 향후 과제로 △콘텐츠 개발과 운영 전략을 뒷받침할 정책 연구 △현장 실행력을 높일 전문 인력 양성과 관련 기업 육성 △사업 정보를 모으고 참여를 연결할 플랫폼 구축 및 운영 체계 고도화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제도 마련과 기관 간 협력 체제 구축 △마지막으로 성과 확산을 위한 타 지역과의 상호 교류·협력 촉진을 제시했다.

김성규 제주관광대학교 총장은 "런케이션 사업을 활용해 청년층인 대학생을 유입시키고 장기 체류에 따른 생활인구로 확대되길 바라고 있다. 이것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인구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제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청년들이 다시 제주를 찾아 취업하고 정주할 가능성을 또 한번 기대할 수 있다"며 "제주관광대는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대학으로서 제주형 글로벌 런케이션 모델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