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공백’ 러시아, ‘고질적 실업’ 인도서 노동자 대량 수혈
우크라이나와 4년 가까이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러시아가 심각한 노동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인도에서 대규모 인력을 수급하고 있다. 고질적인 실업 문제를 안고 있는 인도와 노동력 공백을 메우는 게 시급한 러시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25일(현지시간)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보리스 티토프 러시아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을 위한 국제기구 관계 특별대표’가 최근 국영 통신사 리아 노보스티와 인터뷰하면서 밝힌 내용을 인용해 올해 인도 노동자 최소 4만명이 러시아에 입국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인도 노동자 유입은 지난달 뉴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체결한 노동 이동 협정에 따른 것이다. 해당 협정에는 2026년 한 해 동안 인도 시민 7만명 이상을 러시아가 노동자로 수용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실제 인도인의 러시아 입국은 빠르게 늘고 있다. 러시아 국경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인도 시민 약 3만2000명, 2분기 3만6000명, 3분기 6만3000명이 러시아에 입국했다. 러시아에서 저숙련 인도 노동자의 월급은 475~950유로(약 80만~160만원) 수준으로 인도 국내 임금보다 높은 편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매체 폰탄카는 지난달 거리 청소일을 하는 인도 노동자들의 사례를 보도했다. 이들은 월 약 10만루블(약 190만원)의 급여와 함께 숙소와 식사, 러시아어 교육을 제공받고 있다.
그동안 인도인의 러시아 이주는 주로 비공식 경로를 통해 이뤄지면서 여러 부작용을 초래해왔다. 사기 피해를 보거나, 계약 내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서명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되는 사례도 발생했다. 이로 인해 양국은 공식 협정을 통해 이주 절차를 제도화할 필요성을 느꼈다.
다만 인도 노동자들이 러시아에서 겪는 어려움도 분명하다. 러시아 경제학자 이고리 립시츠는 가장 큰 문제로 언어 장벽을 꼽았다. 그는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인력을 데려오면 결국 운반, 청소, 제설 같은 단순노동에만 투입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뉴델리 국립공공재정정책연구소의 레카 차크라보르티 교수는 “전쟁으로 왜곡된 러시아의 노동 수요는 구조적으로 불안정하다”며 “종전 또는 확전으로 임금 하락, 대규모 해고, 이주노동자의 고립과 송환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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