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공격하려 해” 트럼프 행정부 여론몰이에…시민들 ‘움직이는 CCTV’ 자처
“이민자들 투표 못하게 하려고 해”
진보 미니애폴리스 ‘실험’ 분석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 24일(현지시간) 연방 국경순찰대에 사살된 앨릭스 제프리 프레티에 대해 ‘그가 먼저 연방 요원들을 공격하려 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조작설로 여론몰이에 성공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니애폴리스 내의 긴장을 일부러 고조시키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그레고리 보비노 국경순찰대 지휘관은 25일 기자회견에서 지난 7일 이민세관단속국(ICE) 총격에 숨진 미니애폴리스 주민 르네 니콜 굿과 프레티를 “법 집행관의 생명을 공격하거나 업무를 지연시키거나 방해하거나 위협한 두 명의 용의자들”이라고 지칭했다.
앞서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프레티를 ‘암살자’라고 불렀고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그를 ‘국내 테러리스트’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시민들이 촬영한 여러 각도의 영상과 배치된다. 프레티는 합법적으로 허가를 받은 총기를 소지하고 있었지만 그 총을 손에 쥔 적은 없었다. 굿도 연방 정부의 설명과 달리 ICE 요원을 자동차로 치려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영상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영상 증거들이 남을 수 있는 것은 이민 단속 요원을 따라다니며 그들의 행동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ICE 감시단’ 덕분이다. 현재 미니애폴리스 시민들은 순찰조를 짜서 단속 요원을 감시하고, 누군가가 체포되는 모습을 보면 즉시 모바일 채팅방 등을 통해 장소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 시민들이 모두 움직이는 폐쇄회로(CC)TV 역할을 하는 것이다.
에이미 클로버샤 민주당 상원의원(미네소타)은 NBC 인터뷰에서 “시민들이 찍은 영상들을 본 수많은 미국인은 트럼프 행정부가 하는 말이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눈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쉽게 반박될 수 있는 주장을 반복하는 배경에 대해 CNN은 “2020년 대선 조작설을 통해 이념적으로 편향된 언론과 온라인 여론몰이를 활용해서 특정 이야기를 일찍부터 퍼뜨리고 반복하면, 반대 증거를 믿지 않는 대중을 설득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이미 터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굿의 죽음 이후 단속 수위를 더 끌어올린 것도 이러한 효과에 기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진보 성향 도시들에 본보기를 보여주기 위해 미니애폴리스를 자신의 권한을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실험실’로 삼았다는 것이다. 미니애폴리스의 소말리아 이민자 권익 옹호 단체에서 활동하는 압둘라히 파라는 트럼프 정부의 행보에 대해 “이민자들이 단속을 두려워해 오는 11월 중간선거 투표장에 나가지 못하게 하려는 목적이 있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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