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뒤 석탄발전소 폐쇄 땐 산업 약화? 유지하면 되레 불리
에너지 가짜뉴스 판별단(11)

전력 시스템 운영을 흔히 ‘신의 영역’이라 한다. 전기를 생산해 사용처까지 옮기는 송·배전 과정이 유기적으로 얽혀 있어, 단 한 곳만 어긋나도 대규모 정전이 발생할 정도로 복잡하기 때문이다. 이런 복잡성은 에너지 영역에서 가짜 정보들이 더 쉽게 퍼지는 환경을 만든다. 거짓 정보(‘가짜뉴스’)가 정치적 이해관계와 결합해 확대 재생산되는 경향도 빈번하다.
미디어에 만연한 에너지 관련 거짓 정보를 판별하기 위해 각 분야 ‘어벤저스’가 모였다. 풍력발전 전문가 김범석 제주대 교수(전기에너지공학), 태양광 학자 정재학 영남대 교수(화학공학), 기후정책 전문가 윤세종 변호사(플랜1.5), 환경공학자 김해창 경성대 교수(환경공학), 원전 및 에너지 전문가 석광훈 박사(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가 ‘가짜뉴스 판별요원’이 돼 지난해 화제였던 5가지 주장·발언의 진위를 가려봤다. 거짓 비율(거짓률) 10~20%는 ‘사실’, 21~40% ‘대체로 사실’, 41~60% ‘사실 반 거짓 반’, 61~80% ‘대체로 거짓’, 81~100% ‘거짓’이다.
“중국산 태양광 시설이 전국 산림을 파괴한다”(윤석열 전 대통령, 대국민담화)

태양광이 설치된 토양이 중금속에 오염된다는 주장도 있는데, 역시 사실이 아니다. 패널을 구성하는 재료 중 유리와 알루미늄, 플라스틱이 95% 이상, 납 비중은 0.1% 미만이다. 한국산업표준(KS) 인증 제품의 경우 내구연한 20여년 동안 중금속(납)이 유출될 확률은 0%에 가깝다. 패널에서 나오는 전자파는 생활가전보다 낮은 수준이고, 빛 반사는 비닐하우스보다 적다.
중국산 태양광 비중은 윤 정부 들어 급증했다. 중국산이 저렴해진 이유도 있지만, 태양광을 배척한 정책 기조가 국내 투자를 축소한 측면도 크다. 2018년께 한국산 비중은 50%에 육박했었다. 공공사업에 국산 제품을 쓰거나 친환경 생산 인증제 등을 도입하면 국산 비중은 늘어날 수 있다.”
○ 한줄평 : 내란수괴(윤석열)의 반재생에너지 음모론.
“재생에너지 비중이 는다고 전기요금 오르는 건 아니다”(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국회 업무보고)

중장기적으로 보면 지역 곳곳의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송전망에 연결하는 비용 등으로 요금이 인상될 유인은 있다. 하지만 재생에너지는 연료비가 0원이라 장기적으론 요금 인하 요인도 크다. 전세계적으론 태양광과 육상풍력 ‘균등화발전원가’(LCOE, 발전소 수명주기 동안 평균 발전 비용)는 각각 44달러, 53달러(㎿h당)로 크게 떨어져, 이미 석탄(65달러), 가스(75달러), 원전(60~80달러)보다 싸다.
최근 대구 풍백 육상풍력 전기를 삼성전자가 직접 구매하는 계약(PPA)을 맺은 것은 국내 육상풍력 단가가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현재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이 킬로와트시(㎾h)당 182.7원인데 육상풍력 단가는 170원대라서 구매 유인이 있다. 해상풍력 단가는 300원 수준인데, 설비 규모가 현재 0.3기가와트(GW)에서 3GW로 늘어나면 200원대까지 떨어져 화력발전과 경쟁할 수준이 된다. 태양광과 육상풍력도 규모의 경제가 커질수록 전기요금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
○ 한줄평 : 재생에너지 보릿고개가 전기요금 향방 가른다.
“석탄발전소 폐쇄하면 산업경쟁력 약해진다”(보수·경제지, ‘탈석탄동맹’ 가입 발표 뒤 보도)

오히려 석탄발전을 오래 유지하는 게 경제 피해를 키울 수 있다. 기후대응을 위한 탄소배출 비용을 함께 고려하면 탄소 배출량이 많은 석탄발전은 사회적 비용이 가장 비싼 발전원이다. 2040년 이후에도 석탄발전 의존도가 높다면 아무도 한국 기업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 국제 유가와 함께 상승하는 석탄 수입 단가도 항상 쌀 것이란 보장이 없다. 당장 1~2년 안에 석탄발전소를 폐쇄하는 게 아닌 이상 중장기적 폐쇄 계획으로 산업경쟁력이 약해질 가능성은 낮다.”
○ 한줄평 : 보수·경제지의 근시안적 공포 프레임.

“독일은 탈원전 때문에 경제가 망했다”(원자력업계, 새 정부 출범에 대해)

먼저 독일 경제 위기의 가장 큰 이유는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2021년 45%)가 높았기 때문이다. 독일 주요 산업인 자동차와 화학 분야 모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2022년 2월 발발)으로 인한 가스 공급 불안정으로 비용 상승 타격을 받았다. 당시 풍력과 태양광, 수력 발전 비중이 높은 스페인과 북유럽 국가들과 비교해 독일과 네덜란드 같이 가스 발전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의 전기 요금 인상 폭이 컸다. 이 시기 한국 역시 원전 발전 비중이 30%였지만, 가스 수입비 급등 부담으로 한국전력의 부채가 200조원 이상으로 불어난 바 있다.
프랑스 원전의 결함도 이 시기 독일 전기 요금을 오르게 한 원인이다. 프랑스 원전 50여기 중 절반가량이 2022~2023년 사이 배관 부식 등으로 중단됐고, 전력망이 연결된 프랑스의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옆 나라 독일의 전력 가격도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교류 전력망은 전력이 부족한 곳으로 흐르기 때문에 가장 비싼 가스발전을 더 가동해야 하는 악순환이 발생한 것이다. 이런 사고 위험성까지 고려하면 원전은 가장 비싼 에너지원이라 할 수 있다.”
○ 한줄평 : 독일 경제를 흔든 건 전쟁과 가스, 프랑스 원전.
“원전은 짓는 데 최소 15년 걸려서 현실성이 없다”(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 회견)

한국수력원자력도 지난해 말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부지 선정에 약 2년, 인허가 관련 서류 심사에 약 3년4개월, 공사에 약 7년7개월 등 신규 원전 건설에 약 13년11개월이 소요된다는 내부 산정 결과를 보고했다. 세계 주요 국가들이 원전보다 재생에너지에 집중하는 것도 태양광 단지는 약 1년, 육상풍력은 약 1년 6개월에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 한줄평 : 급한 불 꺼야 하는데 15년 원전 건설이 웬 말.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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