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차관 “한국은 ‘모범 동맹국’…한반도 방위 주도 역할을”

트럼프의 ‘안보 책사’ 콜비 방한
조현·위성락·안규백 차례로 만나
새 국방전략의 내용과 취지 설명
핵잠, 한·미 동맹 격상 계기 공감
전작권 전환 지지 입장도 재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안보 책사로 불리는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전쟁부) 정책담당 차관이 26일 조현 외교부 장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차례로 만나 한반도 방위에서 한국군의 주도적 역할을 강조했다. 콜비 차관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미 국방부의 새 국방전략(NDS)을 한국의 외교안보 당국자들에게 설명했다. 콜비 차관은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추진과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방침을 지지하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콜비 차관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안 장관과 만나 지난해 4월 부임 이후 첫 해외 순방으로 한국을 가장 먼저 방문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모범 동맹국인 한국과 국방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콜비 차관이 언급한 모범 동맹국이란 한국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3.5%로 증액하기로 한 점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콜비 차관은 안 장관에게 NDS 내용과 취지도 설명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발표한 NDS에서 한국에 대한 자국의 방위 지원이 현 수준보다 축소되더라도, 한국이 대북 억제의 주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 한국이 대북 억제 수행 능력을 이미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안 장관은 콜비 차관에게 “한국군 주도의 한반도 방위를 구현하기 위해 전작권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면서 이를 위한 소통과 협력을 강화할 것을 당부했다.
양측은 한·미 정상이 합의한 핵추진 잠수함 건조 협력이 한반도 방위에서 한국군 주도의 방위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한·미 군사동맹을 한층 격상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콜비 차관은 한·미 원자력협력 태스크포스(TF) 활동에 대해서도 적극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TF는 양국 정상이 합의한 한국의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 논의를 위한 한국 범정부 기구로 최근 방미해 미 국무부와 에너지부 당국자를 만났다.
앞서 콜비 차관은 이날 조 장관과 조찬 회동을 하고 한국이 모범 동맹으로서 자체 국방력 강화 등을 통해 한반도 방위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려는 의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조 장관은 “핵추진 잠수함 협력이 한국의 억제력을 높여 동맹에도 기여한다”며 “양국이 실무 차원의 본격적인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도출해 나가자”고 밝혔다. 이에 콜비 차관은 “양국 정상 간 주요 합의 사항이 속도감 있게 이행될 수 있도록 미국 국방부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답했다. 콜비 차관은 이날 위 안보실장과도 만나 한·미 동맹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콜비 차관은 이날 세종연구소 초청연설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이 국방비를 GDP 대비 3.5%로 증액하고, 재래식 방위에 대한 책임을 확대하기로 한 결정은 매우 현명하고 현실적인 판단”이라며 “한·미 동맹을 장기적으로 더욱 튼튼하게 만드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중국 전략에 대해선 “미국은 중국을 지배하려 하지 않는다. 고립시키거나 굴욕을 주려는 의도도 없다”며 “우리가 추구하는 건 어떤 국가도 패권을 강요할 수 없는 안정적 균형 상태”라고 밝혔다.
콜비 차관은 이날 오후 경기 평택에 있는 주한미군 기지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했다. 콜비 차관은 이날까지 방한 일정을 마친 뒤 27일 일본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강연주·곽희양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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