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러 나왔는데 쓰게 만드는 쿠쿠”…설치·수리기사들, ‘가짜 3.3 계약’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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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 전기밥솥으로 유명한 가전 렌탈업체 쿠쿠홈시스에서 일하는 설치·수리 기사들이 법원에서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됐지만, 고용 형태와 노동 조건이 더 악화됐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2022년 법원에서 쿠쿠홈시스 설치·수리 기사들이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된 뒤, 회사는 정규직 전환은커녕 직영점을 대리점 방식으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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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설치·수리 기사들이 개인사업자라고 하지만 매일 아침 7시까지 지점에 출근해 당일 배정된 업무를 분담한다. 업무 수수료가 어떻게 책정되는지 단가도 모른 채 밤 8~9시까지 하루 평균 10곳 이상의 집을 돌며 일하고 있다.” (정재헌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쿠쿠설치서비스지부 수석부지부장)
쿠쿠 전기밥솥으로 유명한 가전 렌탈업체 쿠쿠홈시스에서 일하는 설치·수리 기사들이 법원에서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됐지만, 고용 형태와 노동 조건이 더 악화됐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달 노조를 만든 쿠쿠설치서비스지부는 최근 ‘진짜 사장’인 쿠쿠홈시스 본사와 대리점 3곳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26일 밝혔다.
쿠쿠홈시스는 정부가 강한 엄벌을 공언한 ‘가짜 3.3’ 계약 논란이 있는 곳이다. ‘가짜 3.3’은 사업주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노동자와 개인사업자로 계약을 해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 3.3%를 내게 하는 경우를 말한다. 2022년 법원에서 쿠쿠홈시스 설치·수리 기사들이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된 뒤, 회사는 정규직 전환은커녕 직영점을 대리점 방식으로 바꿨다. 고객의 집을 직접 방문해 쿠쿠홈시스의 전기밥솥·정수기·냉장고 등을 설치·수리하는 기사들은 ‘본사-대리점-기사’로 고용 형태가 한층 불안정해진 상태로 내몰렸다.
쿠쿠홈시스에서 지난해까지 일했던 ㄱ씨는 “(직영에서) 대리점 형태로 전환됐지만 기사들 업무는 그대로다. 수납에서 재고, 상품 입출고, 반품, 자재 신청 보고를 본사 전산으로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가짜 3.3’ 계약에 대해 정부의 근로감독을 촉구한 상태다.
노조는 노동 조건도 열악하다고 호소한다. 기사들이 받는 건당 수수료는 평균 1만7천원 선으로, 2021년부터 동결되고 있다. 이 금액에는 기사 개인의 인건비뿐 아니라 기름값, 차량 유지비, 통신비, 주차비 등이 모두 포함돼 있어 손에 쥐는 실질소득은 적을 수밖에 없다. 노조는 ‘깜깜이’ 수수료 단가표 공개, 수수료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공짜 노동’도 기사들이 분노하는 지점이다. 폐가전 수거, 싱크대 타공 작업 등은 다른 회사에선 별도 수당이 지급되지만, 쿠쿠에선 무상으로 처리한다. 쓰레기봉투 비용이나 난방유 값까지 기사들에게 전가하는 대리점도 있다. 정재헌 지부 수석부지부장은 “고객 사정으로 집 앞에서 한두시간씩 기다려도 방문수당이 없다. 설치 부품 불량으로 인해 누수가 나면 모든 책임이 기사에게 전가된다”며 “돈을 벌러 왔는데 오히려 돈을 쓰게 하는 노동 환경을 개선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쿠쿠홈시스가 노동자성을 인정한 법원 판결에 따라 기사들을 직고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혜민 노무사(법무법인 여는)는 “수수료 기준조차 공개하지 않는 불공정한 관행은 본사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비용과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한 결과”라며 “실질적 사용자인 본사와 직접 근로계약을 맺는 ‘정상적인 고용관계’를 확립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같은 업계인 코웨이의 경우 설치·수리 기사를 직접 고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쿠쿠홈시스 쪽은 “설치 담당 법인(대리점)과 서비스 업무를 ‘위탁 계약’해 (관련)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을 뿐”이라고 답변했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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