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부산 행정통합 공론화 과정이 약 1년 3개월 만에 공식적으로 마무리됐다. 이제 공은 행정과 정치권으로 넘어갔다. 박완수 도지사와 박형준 부산시장이 28일 행정통합과 관련한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공론화위원회의 최종의견이 어느정도 반영될지 주목된다.
경남도는 26일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로부터 행정통합에 대한 최종의견서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정원식 공론화위원회 공동위원장은 김기영 경상남도 기획조정실장에게 최종의견서를 직접 전달했으며, 이로써 공론화위원회의 공식 활동은 종료됐다.
이번 최종의견서는 단순한 찬반 결과를 넘어, 행정통합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의 전 과정을 집약한 '공론화 보고서' 성격을 띤다. 공론화 추진 경과, 홍보 성과, 시·도민 소통 결과는 물론, 최종 여론조사 분석과 여론 흐름, 향후 추진 전략, 특별법(안) 제안, 위원회 종합결론까지 담겼다.
공론화위원회는 지난 14개월 19일 동안 총 14차례 회의를 열고, 권역별 토론회 8회, 찾아가는 설명회 21회 등을 진행했다. 이는 행정통합이라는 민감한 이슈를 두고 일방적 추진이 아닌, 시·도민 이해와 공감 형성을 최우선에 둔 접근이었다는 평가다.
특히 권역별 토론회와 현장 설명회는 찬반 논리를 넘어, 통합 이후 행정 서비스 접근성, 재정 구조 변화, 균형발전 가능성 등 실질적 질문이 오가는 장으로 기능했다. 위원회는 이러한 과정에서 수렴된 의견을 토대로 최종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그 분석 결과를 이번 최종의견서에 담았다.
최종의견서는 행정통합에 대한 단순한 찬반 결론을 제시하기보다는, 통합이 갖는 정책적 의미와 전제 조건을 함께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수도권 집중 심화, 지방소멸 가속화라는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광역 단위의 행정체계 재편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핵심이다.
다만, 통합이 곧바로 만능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특별법 제정 필요성, 행정 권한 재배분, 재정 조정 장치, 지역 간 불균형 완화 방안 등 후속 설계가 통합의 성패를 좌우할 변수로 제시됐다. 김기영 경남도 기획조정실장은 "광역자치단체 통합을 위해 14개월 19일간 비전과 방향을 모색하고 시도민의 의견을 경청해 온 공론화위원회의 헌신적인 노력에 감사드린다"며 공론화 과정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어 "제출된 최종의견서를 바탕으로 경남도와 부산시가 수도권 집중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지방소멸의 흐름을 전환할 수 있는 통합지방정부로 나아가기 위해 면밀한 검토와 후속 조치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공론화 종료가 곧 통합 확정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행정 차원의 검토와 정치적 판단이 본격화 되는 시작점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경남·부산 행정통합 논의가 향후 국회 논의, 특별법 제정, 주민 공감대 확산이라는 다층적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통합 논의가 속도전에 치우칠 경우, 그간 쌓아온 공론화의 신뢰를 스스로 훼손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공론화위원회의 역할은 끝났지만, 행정통합 논의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평가다. 시·도민의 질문에 정책으로 답할 수 있느냐가 부산·경남 행정통합의 성패를 가를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