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원전 2기 재추진에 경북 다시 ‘에너지 중심지’ 부상
AI 전력 수요 대응 속 경제 효과·주민 수용성 시험대

정부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담긴 대형 원전 2기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공식화하면서 경북이 다시 한 번 에너지 정책의 핵심 영향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2037·2038년 준공을 목표로 한 이번 결정은 안정적 전력 확보라는 국가 과제와 맞물려 경북 지역의 산업·경제·사회 전반에 적잖은 파장을 예고한다.
신규 원전의 구체적 입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업계와 정책권에서는 기존 원전 인프라가 구축된 지역이 검토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울진, 경주, 영덕 등 경북 동해안 원전 벨트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송·변전망과 전문 인력, 안전 관리 경험이 축적돼 있다는 점에서 행정적·기술적 장점이 있다. 반면 방사성폐기물 처리, 주민 수용성 문제는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대형 원전 건설이 본격화될 경우 수조 원대 투자가 이뤄지며 건설·기계·전기·안전 분야를 중심으로 지역 경제 단기 활성화가 기대된다. 숙박·상권·서비스업 등 연관 산업 파급효과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과거 사례처럼 건설기 이후 고용과 소비가 급감하는 구조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원전 건설 효과를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으려면 연관 산업 육성과 지역 산업 다변화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원전 재추진으로 방향을 정리한 배경에는 AI·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대규모 전력 수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경북은 원전을 단순한 발전 설비를 넘어 산업 전략의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원전 인근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이차전지, 에너지 연구·안전 기술, 해체 산업 등을 연계한 에너지·산업 클러스터 구상이 현실화될 경우 경북은 국가 전력 공급 거점이자 신산업 실험장 역할을 맡게 된다. 특히 포항을 축으로 한 첨단 산업과의 연계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번 결정은 정책 기조 변화 과정에서 발생한 혼선을 수습하는 성격도 짙다. 경북 지역에서도 원전을 두고 '지역 발전의 기회'와 '위험의 집중'이라는 상반된 인식이 공존하고 있다.
과거처럼 정부 주도의 일방적 추진이 반복될 경우 지역 사회 반발과 정치적 부담은 불가피하다. 사전 정보 제공과 주민 참여형 공론화, 장기적 보상·안전 체계 마련 여부가 향후 정책 추진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2037년 준공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지만 부지 선정과 사회적 합의, 지역 산업 설계는 이미 시작 단계에 들어섰다.
원전을 단일 성장 동력으로 남길지 아니면 에너지·산업·연구를 결합한 종합 전략으로 확장할지는 경북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이번 신규 원전 추진은 발전소 건설을 넘어 경북의 미래 산업 구조를 재편할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