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수비상 품은 181cm 중앙 수비수 이탁호, '신장 작다는' 편견 깨며 성장 의지 불끈


[스포티비뉴스x한국대학축구연맹 프레스센터=김천, 정지혜 기자/이성필 기자] "신장이 작으면 중앙 수비수를 볼 수 없다는 편견을 깨고 싶었어요."
중앙대학교의 제22회 1,2학년대학축구대회 우승 뒤에는 조용히 자신의 역할을 해낸 중앙 수비수가 있다.
이탁호는 이번 대회 내내 중앙대의 최후방을 지키며 안정적인 경기 운영의 중심이 됐다. 지난 22일 경북 김천의 김천대 운동장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상지대에 4-3 역전승을 거두며 첫 우승의 기쁨을 안겼다.
우승이라는 결과에 대해 그는 개인보다 팀을 먼저 떠올렸다. 이탁호는 이번 대회를 “영광스러운 기억”이라고 표현하면서도, 팀을 우선한 것에 대해 동료들과 지도자, 스태프를 앞세우며 “함께 만들어낸 시간”이라는 말로 대회를 대하는 시선을 보여줬다.
중앙대의 여정은 겉보기만큼 순탄하지 않았다. 대회 내내 팀을 괴롭힌 변수로 부상을 꼽았다. 동계 훈련부터 이어진 잔부상과 이탈 선수들이 적지 않았고, 그로 인해 대회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감도 있었다. 그럴수록 이탁호는 마음가짐을 먼저 다잡았다. 그는 통증에 매몰되기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했다”고 했고, 쉬는 날에는 “회복에만 집중했다”고 짧게 설명했다.
수비수에게 실점은 가장 무거운 순간이다. 결승전 전반 시작 7분 만에 상지대에 연속 2골을 허용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탁호는 당시를 돌아보며 “당황했던 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빠르게 생각을 정리했다. 이미 지나간 상황에 붙잡히기보다 “우리 축구를 보여주자”라는 생각으로 다시 경기에 집중했다고 한다. 자칫 흔들릴 수 있는 순간이었지만,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경기 종료 후 눈물을 쏟으며 여러 감정을 녹인 이탁호다. 광주FC 유스 금호고 출신인 이탁호는 자신을 “특별하지 않은 선수”라고 표현한다. 그래서 이번 대회는 더 각별했다. 아직 부족하다는 인식 속에서도, 분명히 성장했고 그 과정이 결과로 이어졌다는 사실이 스스로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
수비상 수상 역시 예상 밖의 결과였다. 그는 개인상을 두고 “축구하면서 수비상과는 인연이 없었다”라며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감동을 표현했다. 다만 이 상을 자신의 것으로만 여기지 않았다. 이탁호는 수비상이 “수비진 모두의 몫”이라며, 자신의 그저 대표로 받은 것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탁호를 바라보는 주변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후방에서의 안정감은 물론, 볼을 다루는 선택에서 여유가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몸싸움에서도 쉽게 밀리지 않고, 수비수임에도 볼 처리에서 깔끔함이 느껴진다는 이야기도 자주 나온다.
이를 두고 이탁호는 “가끔 볼을 예쁘게 찬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라며 웃었다. 부담보다는 동기부여에 가깝다. 이런 평가들이 자신이 가고 있는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는 신호처럼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중앙 수비수로는 다소 작은 181cm의 이탁호다. 그렇지만, “키가 작으면 센터백을 못 본다”는 시선을 깨고 싶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특별한 재능보다 꾸준한 노력으로 경쟁력을 증명하는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다. 중앙대에서의 시간 역시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과정이길 바라고 있다.
그가 그리는 축구 인생의 끝은 화려한 장면보다 의미가 남는 순간이다. 그는 자신의 미래를 이야기하면서도 결과보다 메시지를 먼저 떠올렸다. “한국 축구의 발전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말에는, 수비수로서의 자부심과 책임감이 담겨 있었다.
누군가에게 기억되는 방식 역시 분명히 하고 있었다. “저를 보면서 축구 선수의 꿈을 키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 자신의 축구 신념이 오래 남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탁호는 마지막 순간을 조용히 그려본다. 모든 시간이 증명된 뒤 “모두에게 박수받는 선수”로 축구 인생의 막을 내리는 것. 중앙대 수비의 중심에서 보낸 이번 겨울은 그가 그리고 있는 그 장면을 향한 또 하나의 증명 과정이었다.
‘특별하지 않은 선수’라 말하던 이탁호는 어느새 팀의 중심이 됐다. 조용한 증명으로 걸어온 그의 다음 걸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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