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00弗 뚫은 금값...시장은 “더 오른다”

이완기 기자 2026. 1. 2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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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갈등·셧다운 가능성 등
트럼프 리스크·달러 약세에 광풍
금값 2%↑…엔비디아 시총의 8배
은값 6% 뛰어 온스당 100弗 돌파
클립아트코리아


국제 금값이 사상 처음으로 트로이온스당 5100달러를 넘어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국제 질서 재편 시도가 지정학적 위기를 고조시키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선호도를 높인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미국 내부의 정치적 혼란과 금리 인하 전망으로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 금값 상승이 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26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국제 금 현물은 전 거래일 대비 2.48% 오른 5111.07달러에 거래됐다. 최근 4900달러 선에서 거래되던 금은 이날 사상 처음으로 500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장중 5100달러 선까지 넘어섰다. 지난해 10월 4000달러 선을 처음 웃돈 후 약 3개월 만에 또다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것이다.

은 가격 역시 초강세를 나타냈다. 이달 23일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100달러를 돌파한 은 현물 가격은 이날 약 6% 급등하며 110달러 선까지 상승했다.

이 같은 강세장에 힘입어 귀금속 시장 규모는 천문학적으로 불어났다. 컴퍼니스마켓캡닷컴에 따르면 이날 금의 글로벌 시가총액은 약 35조 2500억 달러로 집계된다. 이는 세계 시총 1위 기업인 엔비디아(약 4조 5000억 달러)의 8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은의 시총 역시 약 6조 달러 수준으로 엔비디아를 훌쩍 뛰어넘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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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은 지난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강화된 보호무역주의와 관세 위협,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 등이 맞물리며 약 64% 급등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들어 연초부터 강한 상승 랠리와 함께 약 17%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금값 급등의 핵심 배경으로는 트럼프 행정부 정책을 둘러싼 우려가 꼽힌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구상을 앞세워 유럽 동맹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가 철회하는가 하면 중국과의 무역 거래를 문제 삼아 캐나다에 100%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예측하기 어려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미국 일방주의 외교 노선이 달러 약세를 부추기며 금 가격 상승을 더욱 부채질하는 것이다. 리서치 업체 캐피털닷컴의 카일 로다 선임분석가는 “최근의 급등세는 사실상 미국 행정부와 미국 자산에 대한 신뢰의 위기”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하는 의사 결정이 이를 촉발했다”고 진단했다.

미국 내 정치적 긴장도 금값 상승을 떠받치고 있다. 이민자 단속 과정에서 발생한 총격 사망 사건이 반정부 시위로 확산되는 가운데 국토안보부 예산을 둘러싸고 공화당과 민주당 간 대립이 격화하면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정치·경제 시스템 전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며 금의 수요를 자극하는 모습이다. 이날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6선까지 하락했다.

현재 많은 전문가들은 금값에 대한 낙관론을 제시하고 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 와중에 미국에서 기준금리 인하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은 무이자 자산으로 금리가 하락하면 투자 매력이 높아진다. 이에 골드만삭스는 최근 올해 금값 전망치를 기존 온스당 4900달러에서 5400달러로 올렸으며 JP모건은 5055달러 수준을 제시했다. 시장 분석가 로스 노먼은 “올해 금값이 최고 64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며 “연평균 가격은 5375달러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기록적인 강세를 보인 탓에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견해도 나온다. 오버시차이니즈은행의 투자총괄 바수 메논은 “트럼프 대통령으로 촉발된 지정학적 불확실성의 상당수는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지난 12개월간 가파른 상승으로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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