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Insight] 독립성 훼손 논란 불러올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윤지영 기자 2026. 1. 2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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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운위, 29일 결론 예정
막강 권한 가져 투명성 중요하지만
공공기관 지정땐 정부 눈치 볼수도
금융범죄 고도화, 신속 대응 의문
마켓시그널부 윤지영


‘금융감독원 공공기관 지정’이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했다. 이달 말 열리는 재정경제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금감원의 공공기관 포함 여부가 논의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2009년 기타공공기관에서 지정 해제된 후 17년간 독립성을 유지해왔다.

그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이슈는 지난해 금융 당국 조직 개편과 함께 다시 떠올랐다. 가장 큰 추진 배경으로는 권한이 상당해진 만큼 외부 통제가 필요하다는 점이 제기됐다.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업무 투명성과 외부감시 강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공공기관으로 지정됐을 때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까. 업계에서는 규제 효율성보다는 부작용에 더 무게를 둔 목소리가 많다.

우선 금감원 설립 취지인 ‘독립성’ 훼손 가능성이다. 1999년 출범한 금감원의 설립 배경은 외환위기 당시 관치금융의 폐해를 막기 위해서였다. 무자본 특수법인 형태의 민간 조직으로 운영돼온 금감원이 2007년 공기업이나 준정부기관보다 통제 수위가 낮은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가 2009년에 기관 특성을 이유로 지정 해제된 점도 이 때문이다.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정부 산하기관이 된다는 점에서 독립성을 보장받기 어렵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현재 금융위원회 설치법상 금감원은 금융위로부터 지도·관리를 받고 있다. 만약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재경부로부터 기관장 해임 건의 등 인사뿐만 아니라 예산·조직 등에서 중복 통제를 받기 때문에 규제 범위는 그만큼 넓어진다. 한 금감원 전직 임원은 “공공기관이 되면 인원 충원이나 조직 개편은 훨씬 더 엄격해진다”면서 “인원 단 1명을 늘리는 데도 매번 재경부와 금융위의 승인을 받아야 해 하루면 할 일이 최소 한 달 가까이 소요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금감원 전직 임원은 “이사회를 구성해 운영하게 되면 임원 임기 보장 같은 민감한 사안 때문에 사실상 (정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각종 민생 범죄를 처리할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최근 금융 환경 다변화와 민생 금융 범죄가 고도화한 상황에서 불공정거래나 관련 범죄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찬진 금감원장도 최근 합동대응단 사건 처리 지연 원인 중 하나로 포렌식 인력 부족을 꼽으며 금융위와 인력 충원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만약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협의 대상이 늘어나 그만큼 신속한 대처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사안에 정통한 한 고위 관계자는 “민생 금융 범죄를 빨리 포착해도 양측(금융위·재경부)에 보고하고 답변을 기다리는 데만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양측에서 이견이 발생하면 금감원 입장에서는 이도저도 하지 못하고 대응 시기를 놓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책 추진 일관성이 떨어져 혼란만 키울 수 있다”고 꼬집었다.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도 거론되는 주요 부작용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금감원 설립 당시 금융 감독의 독립성 확보를 가장 최우선으로 권고한 점도 이와 맞닿아 있다. 당시 IMF는 “감독기관은 부당한 정치적 개입이나 영향력을 견딜 수 있는 운영상 독립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의 은행감독핵심준칙(BCP)에서도 감독기구의 운영상 독립성과 책임성을 핵심 조건으로 꼽는다.

정치권에서조차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금융감독원, 공공기관으로 지정해야 하나’ 보고서를 통해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방안은 투명성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 금융감독기구의 자율성과 전문성이 약화되고 정책적·정치적 영향에 노출되는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어 금융 감독의 근본 목적과 전문성을 훼손하지 않는 취지에 따라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지영 기자 yj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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